용인디지털산업진흥원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입주 발판
[굿모닝 중소기업] (주)코머신
“우리의 손을 통해 전 세계의 기계 산업을 온라인화, 대한민국을 기계 산업의 새로운 실크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반인들에게 기계 분야는 생소하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담배나 과자, 음료수 캔 등 완제품들은 누구에게나 친숙하지만 이런 제품들이 완제품이 되기 위해 어떤 공정을 거치는지 아는 이는 드물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공장에서 기계를 통해 만들어져 나온다. 이 과정에서 물건을 찍어내거나 포장, 인쇄하는 등의 순서를 거치게 되는데 이를 담당하는 기계를 산업용 기계라고 부른다. 전 세계 기계 산업 시장은 2천400조 원 이상 규모로, 이 가운데 한국 기계 산업은 전체 GDP대비 7%가량인 92조 원을 차지한다. 일반인에게 익숙지 않은 분야지만 시장의 규모는 매우 거대하다.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다양한 산업용 기계를 제조하는 업체가 많이 있다. 하지만 큰 규모의 시장에 비해 기계들을 해외로 수출할 방법은 제한돼 있었다. 기계 산업이 대부분 오프라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탓에 기계를 원하는 해외 구매자와 국내 기계업체 간 통로가 없었던 것.
이에 오프라인 중심의 기계 산업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 기계를 원하는 해외 구매자와 수출을 원하는 국내 기계 업체를 연결하고자 이들의 통로 역할을 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낸 이들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기계검색사이트 ‘(주)코머신’이 그 주인공이다.
용인디지털산업진흥원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코머신은 건설, 의료, 제약, 포장, 공작, 인쇄 등 국내에서 기계를 제조·판매하는 업체 2만 곳과 10만 개 종류의 제품 정보를 4개 국어로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코머신은 국내 기계업체와 해외 구매자들을 실시간으로 연결, 이들이 기계를 사고팔 수 있도록 기계 정보를 업로드하고 분류, 번역하며 필요할 경우 구매가 이뤄지는 과정 전부를 대행하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 10개국에 국내 기계와 부품들을 수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코머신은 현재 박은철 대표를 포함해 15명의 직원이 있다. 코머신은 설립한 지 1년여 만에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는 5억, 올해는 50억 매출을 내다보는 등 매년 10배가량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머신은 현재까지 총 100억 원 규모의 거래 30여 건을 맡아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올해만 15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박은철 코머신 대표는 “지금까지는 기계 정보를 모아 놓은 사이트가 없어 해외 구매자들은 국내의 값싸고 좋은 기계를 검색하고 구매하는 데, 국내 기계업체는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코머신은 온라인화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 이런 문제점들을 한 번에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큰 규모의 시장에 비해 온라인화가 더디게 진행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국내 기계 산업 종사자들의 연령대가 높은 탓에 컴퓨터나 영어 등을 사용하는 게 힘들었고, 자연히 해외 수출까지 어려웠던 것이다. 코머신에 등록된 기계의 90% 이상은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홍보·마케팅에 취약한 중소기업 특성상 업체들은 수출을 위해 매달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야만 했다. 또 해외 구매자와 연결이 된다 해도 의사소통 등의 문제 때문에 구매까지 연결되기가 어려웠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코머신은 제품 등록과 외국어 소개비용 등을 모두 부담하며 사이트를 통해 수십만 원에서 수십억 원짜리 기계를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코머신이 이처럼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힘이 컸다. 지난 6월 진흥원의 R&D 사업으로 약 1억5천만 원을 지원받게 된 것. 이전까지는 자금 문제로 인해 사업 확장 등이 힘들었던 탓에 진흥원의 지원은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였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코머신은 2년 사이에 14명의 직원을 채용, 지난달 플랫폼 리뉴얼 사이트를 다시 런칭하며 작년 대비 10배 이상의 DB(데이터베이스)를 등록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 ‘애슐론 아시아 서밋 2017’에서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톱10에 선정,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등 6개 부문에서 진행된 피칭경연에서도 ‘전자상거래 및 마켓플레이스’ 부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또 지난달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제5회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왕중왕전에서 제품·서비스 개발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대표는 “한국 기계산업 시장을 넘어 전 세계 기계 거래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왕국을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기계 산업 거래에서 대한민국이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고용 창출 등 공공의 이익까지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강한수ㆍ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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