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인천 지방공직자로서는 처음으로 청장직에 오른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52)이 즐겨 인용하는 윌리엄 쿠퍼(영국의 외과의사·해부학자)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과거 갯벌이던 송도·영종·청라지구 등 IFEZ(인천경제자유구역)는 현재 세계적인 국제도시로써 쉼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 앞바다의 해풍과 밀물·썰물 속에 송도의 지반이 다져지고 높은 건물이 들어서던 일선 현장에 있었던 김진용 청장은 원칙과 소신을 바탕으로 IFEZ을 중국 상하이·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등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꿈을 실현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송도 IBD(국제업무단지)사업을 둘러싼 민간사업자들간의 갈등 해소에도 나서야 하고,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른 송도 6·8공구 개발이익 환수논란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취임 2달여를 맞은 김진용 청장은 꼬여 있는 현안사업들을 해결해 IFEZ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는데 자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편집자 주-
Q.5대 IFEZ 청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그동안의 성과는 어떠한가?
A. 송도IBD사업 개발지연을 막고자 NSIC와 포스코건설간 협상 중재회의를 이끌어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을 꼽을 수 있다. 합의에 따라 완공 후 1년이 넘도록 방치된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준공절차 이행 의사를 이끌어냈다. 또 NSIC가 리파이낸싱을 체결해 포스코건설의 PF와 미지급 공사비 등 재정적인 리스크를 없애는 대신 포스코건설 대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하는 등 가시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한 것이 진전된 과정이다.
이번 합의는 송도IBD 사업의 장기 중단을 가져올 수 있는 NSIC 주주사(게일·포스코건설)간 소송전 등 갈등표출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업 정상화를 이끌 단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아트센터 인천 개관과 제2국제학교, 3공구 공공시설 건설 및 핵심 상업·업무시설 개발 등 차질없는 개발사업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
Q.송도 6·8공구 개발이익 환수 논란은 국정감사를 거쳐 전국적 이슈로 떠올랐다. 현재 인천경제청에서 어떻게 논란을 풀어갈 생각인가
A. 6·8공구 개발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에 맞는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절대 벗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아울러 IFEZ를 대표하는 앵커시설을 유치한다는 것이 핵심 목표다.
우선 SLC(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와의 개발이익 환수 현안은 현재 진행 중인 재무회계조사용역이 마무리되는 데로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SLC의 수입과 지출 및 회계를 철저히 검사해 투명한 자금관리가 이루어져 철저한 개발이익 환수가 되도록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앞서 국제공모사업을 진행한 부지로, IFEZ의 핵심 앵커시설이 유치될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신규 랜드마크 유치 로드맵을 수립할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곳은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던 블로코어컨소시엄과는 견해차로 결국 협약이 무산됐다.
블루코어 측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 내부적으로 차질없는 준비를 통해 개발사업이 법적 공방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후 철저한 계획을 세워 개발사업이 장기화되거나 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
Q.언급하신데로 최근 여러 곳에서 경제자유구역 특혜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A.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부임한 이후 여러 곳에서 기초적인 조사와 원리 없이 의혹만 제기하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른바 ‘헐값 매각’이라는 것도, 자세히 살펴보면 계약 체결 당시 사정이 있었고 적법한 절차하에 추진된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는데, 문제라고 하는 점이 적지 않다.
지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미래의 발전방향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여태까지는 지난 과거의 일을 두고 해명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다.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견제와 감시 기능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앞으로 가야한다. 오로지 IFEZ의 발전만 생각하고 계획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A.지난 2003년 10월 개청 이후 지난 8월말 기준으로 IFEZ가 차지한 FDI(외국인직접투자) 비중은 66%에 달한다. 또 현재까지 외국인투자기업이 77곳가량 유치되는 등 세계가 주목하는 IFEZ로 성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GCF(녹색기후기금)로 대표되는 15개 국제기구가 IFEZ에 둥지를 틀어 국제기구 중심도시의 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이 모인 인천글로벌캠퍼스,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대표되는 바이오 메카 등 IFEZ가 가진 위상은 더욱 중요하게, 더욱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수도권에 속한 IFEZ에 가해지는 중첩된 정부 규제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막혀 있다는 점이다. 국토 균형발전을 목표로 제정된 ‘수도권 정비 계획법’의 적용을 받다 보니 IFEZ 내에 국내 대기업 공장과 국내 대학 신설이 제한받고 있다. 앵커기업 유치가 막히면서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어려움이 되고 있다.
IFEZ가 명실상부한 경제자유구역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여태까지 개발의 최대 걸림돌인 수도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Q.IFEZ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스마트시티 구현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 해외수출계획은 어떠한가
A.최근 인천스마트시티㈜와 IFEZ 스마트시티 수출을 위한 타당성 용역에 착수했다. 주로 동남아시아 주요도시들에 IFEZ가 가진 스마트시티 기술력을 수출하게 될 것이다.
교통과 방범, 환경 등 시민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돕는 IFEZ 스마트시티 기술력은 이미 국내·외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태국과 스마트시티 수출 MOU을 맺었으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도 스마트시티 수출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IFEZ의 도시개발 모델을 적극 수출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사업 참여기회를 늘리고 국가경제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만들겠다.
Q. 3개 경제자유구역 중 영종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개발 추진 더딘데
A. 영종지역은 오는 2021년까지 3개 복합리조트가 들어서 동북아 관광 중심도시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초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는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에도 개장 100일 만에 방문객이 3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공항업무지구에 조성되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는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 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실시계획 변경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내년 2월 공사에 착수하면 인천지역 인력과 업체들을 가능한 한 많이 활용하도록 협의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Q.끝으로 IFEZ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각오와 목표를 밝힌다면
A.앞서 언급한 송도 IBD 사업, 6·8공구 개발사업 등 꼬여 있는 현안사업을 해결하는데 우선으로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 장기적으로는 IFEZ 내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는데 기틀을 놓고자 한다. IFEZ 주민들과 관계기관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담=김창수 인천본사 편집국장/정리=양광범기자 사진=장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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