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에 훈장 수여식이 예정돼 있었는데…”
훈장 수여식을 일주일 앞둔 한 경찰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인 지난해 12월25일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A경위(57)는 야간근무가 끝나가던 새벽 5시30분께 인천대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발생신고를 접수했다. 급히 현장에 출동한 A 경위는 사고 수습을 하던 도중 2차 사고를 당하게 됐다. 이 사고로 가슴 쪽 동맥혈관이 파열돼 인조혈관을 몸에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무릎 십자인대도 파열돼 병원을 옮겨 다니며 입원과 수술을 반복해야 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이후 A경위는 사고 당시 기억과 충격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고, 사고 11개월 만인 27일 오전 자신이 치료받던 인천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 경위는 일주일 뒤인 다음 달 4일 위험직무 공상 경찰관에게 주는 옥조근정훈장을 받을 예정이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항상 성실하게 일하면서 동료를 늘 배려하던 분이었는데 오랜 시간 치료를 받다가 생을 마감해 안타깝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최근 인천 지역 경찰들이 공황장애나 우울증 등 질환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인천 연수구 동춘동 청량산에서 B경위(53)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B경위는 우울증을 앓다가 최근 휴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일에는 C경위(49)가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의 휴게실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C경위 소유의 38구경 권총과 발사된 탄두가 발견됐고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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