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아파트 전셋값 5주 연속 하락세… 갭투자주의보

경기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5주 연속 하락세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였던 2012∼2013년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전셋값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주택가격 폭락론이 부동산 시장에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아파트를 소유하기보다는 전세로 사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전셋값 상승세가 뚝 꺾인 모습이다.

 

3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월요일인 27일 기준 경기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02% 떨어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주 대비 0.06%의 상승세를 보였던 전셋값은 올해 들어서 단 한 차례도 0.02% 이상 오르지 못했다. 최근 5주간은 오히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광명(-0.08%)과 화성(-0.10%), 광주(-0.14%)의 낙폭이 컸다.

경기지역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월 경기 용인시 역북지구에 2천519가구, 12월에는 평택시 동삭2지구 1천84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내년 1월이면 경기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에 2천801가구가 들어선다. 특히 동탄2신도시 아파트 준공 여파로 내년 화성시 입주물량이 총 3만3천609가구에 달한다.

 

전셋값 하락은 부동산 투자자들의 큰 우려 사항이다. 그간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에 육박하면서 이른바 ‘갭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이들은 높은 전셋값에 기대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적은 자본으로 주택을 매매해왔다. 앞으로도 전셋값이 계속 내려갈 경우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갭투자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진다.

 

전세 수급불균형 속에 겨울철 이사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전세 계약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경기지역 전세거래지수는 11.1로, 2008년 12월 29일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전세거래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활발하다는 의미다.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과 가을 이사 철인 10월을 성수기로, 7∼8월과 11∼12월은 비수기로 친다.

 

권혁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