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십년째 반복되는 노점상 단속과 충돌 / 한번쯤 여수시 ‘낭만 포차’를 챙겨 보자

화성시가 불법 노점상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중점 단속 대상에는 궁평항에서 영업 중인 불법 노점상들이 있다. 현재 46개인 이곳의 노점상을 25개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 시의 의지다. 하지만, 반발이 크다. 늘 그래 왔듯이 노점상 연합회가 조직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성ㆍ오산 전국노점상연합회가 중심에 있다. 지역 내 주요 관광지나 도심지 불법 노점상까지 정리하려는 시의 노력이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시의회가 단속 현실화를 위한 대안을 제안했다. 기업형은 뿌리 뽑고, 생계형은 양성화하자는 방안이다. 하지만 구분에 어려움이 있고, 기본적으로 불법 영업행위라는 한계가 있다. 답답해진 화성시가 인근 오산시, 평택시와 함께 노점상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화성시처럼 올 들어 불법 노점상 단속을 강화하면서 끊임없는 갈등을 빚고 있는 두 시다. 도내 많은 지자체가 겪고 있는 노점상 행정의 현주소다.

불법 노점상과 단속 행정의 숨바꼭질, 그리고 조직화한 노점상 연합회의 대항. 이제는 그 시작이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모습이다. ‘푸드트럭’이라 불리는 차량 노점상이 있다. 언제부턴가 젊은 창업의 한 문화로 자리했다. 방송으로 알려진 일부 지역의 ‘푸드트럭촌’은 지역 명소가 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같은 ‘길거리 음식’이다. 하지만, 노점상은 그대로다. 여전히 단속과 반발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적절하다고 단정할 순 없으나 여주 낭만포차의 예를 들어볼까 한다. 여수시 여수종포해양공원에 자리한 포장마차촌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는데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최초의 포장마차촌이다. 100m가량 되는 거리에 18개 포장마차가 설치됐다. 서대회 무침, 해물 삼합, 새조개 쌈밥 등을 판다. 여수 밤바다와 공연 등이 어우러지면서 최고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연일 불야성이다.

여타 포장마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시(市)가 운영하는 만큼 철저하게 관리된다. 운영자는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한다.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가도록 계약 기간을 제한한다. 여수 지역에서 3년 이상 거주한 지역민이어야 한다는 자격 요건이 있다. 차상위 수급자, 다문화 가정, 청년, 지역단체 추천 등의 배점도 명문화돼 있다. 주변 상권 보호를 위해 영업시간은 제한된다. 낮 시간대에 그곳을 찾으면 흔적도 없다.

따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와 전라도는 시장 여건이 다르다. 노점상 연합회가 갖고 있는 현실적 위치도 다르다. 그럼에도, 낭만포차를 거론하는 것은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려 함이다. 지금의 단속행정은 수십 년째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그렇다면, 바뀌어야 한다. 다소 엉뚱한 시도여도 괜찮다. 낭만포차는 여수시장이 원(源)도심 활성화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처음에는 다들 ‘미쳤다’고 했다고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