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에다 조용한 연말을 보내자는 분위기까지 겹치며 도내 외식업계들이 예약률 감소로 울상이다.
청탁금지법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정부기관 및 공기업을 중심으로 단체 예약이 크게 줄어들면서 외식산업 연말 호황기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성남 소재 고깃집 A음식점은 매년 연말 송년회 예약률이 30~40%씩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올해는 지난해 대비 70~80%나 크게 줄어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3~4년 전만해도 예약손님을 다 받아내지 못해 대기순번까지 정해놓을 정도였지만, 올해는 주말을 제외하면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할 지경이다. A음식점 측은 “가족 단위 고객 예약률은 그대로지만 기업ㆍ동창회 예약률이 급감하면서 매출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며 “나름대로 점심 식사 할인 등 행사를 진행 중이지만 가장 큰 고객층이던 기업ㆍ동창회 층이 빠져나가면서 타격이 크다” 고 토로했다.
매년 이어진 매출 감소로 고전하다 이번 연말을 기점으로 폐업을 준비하는 가게도 있다.
안산 소재 쌈밥집 B음식점은 한때 도에서 경기으뜸맛집으로 소개할 정도로 소문난 맛집이었지만 이번 예약률 감소 폭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매년 연말 고객 예약률이 감소하던 중, 이번 연말엔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 더 이상 영업을 지탱하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와 달리 주 고객층이 가족 단위 고객인 호텔뷔페는 매출 감소는 덜한 편이지만, 공적 모임의 예약률 감소로 애를 먹고 있는 점은 마찬가지다.
수원 소재 C 호텔뷔페는 가족단위 고객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이전 연말에 비해 기관ㆍ기업 고객의 단체예약이 크게 줄어 매출감소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소는 “청탁금지법 도입 이후 액수와 별개로 공무원들이 주지도 받지도 말자는 인식 때문에 식사 자리를 조심하고 있는 것이 원인” 이라며 “연말 약속을 잡더라도 술자리가 아닌 한끼 식사로만 끝날 수 있는 찌개ㆍ국밥집 등으로 장소를 옮긴 점도 무시하기 힘들다” 고 밝혔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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