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 제안서 검토 ‘반려’ 방침 재정건전화 따라 재원 확보 가능 판단
기존 부지에 시설 지하화 사업 기속화 내년 추경 예산 편성… 기본설계 방침
인천시가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 사업을 재정사업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11일 시에 따르면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 사업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반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민간사업자는 이 사업에 들어갈 비용으로 시의 예상(3천200억원)보다 591억원 적은 2천609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1995년 준공된 승기하수처리장은 남구·연수구·남동구 등 3개 구에서 배출하는 생활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이후 20여년이 흐른 뒤 승기하수처리장은 시설이 오래되고, 남동인더스파크 폐수가 유입돼 악취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2015년 말부터 지역주민, 관계 기관 등이 참여한 시민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시 시는 민간제안사업으로 남동유수지에 새로운 시설을 짓는 방안에 무게를 뒀다. 송도국제도시와 가까운 기존 승기하수처리장 부지를 매각해 막대한 재건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방안은 남동유수지를 낀 남동구와 지역 정치인의 반발에 부딪혔다. 유수지가 가진 홍수 조절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남동유수지가 천연기념물 저어새 번식지라는 이유로 환경단체의 반대와 민간제안사업에 따른 특혜 논란 등도 불거졌다.
시는 결국 올해 2월 재정사업으로 승기하수처리장을 기존 부지에 지하화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다만, 창의적인 민간제안사업 방안도 검토를 계속하겠다는 여지 역시 남겨둬 이번 민간사업자 사업제안서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게 됐다.
검토 끝에 시는 재정사업으로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건전화 성과 등으로 충분한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재정 관련 부서와의 논의 등을 거쳐 올해 초 세운 원칙대로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내년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을 변경하고서 추가경정에 관련 예산을 편성해 기본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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