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갑자기 문닫으면 우리 아이 어디에 맡겨요”

학부모들 일방적 폐원 통보에 반발… 수원시 “대책 검토”

“어린이집이 갑자기 문을 닫겠다고 통보해오면 우리 아이는 어디로 가라는 겁니까?”

 

수원의 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네살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A씨(34ㆍ여)는 지난 15일 어린이집으로부터 가정통신문을 받고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가정통신문에 어린이집을 내년 2월 말까지만 운영을 하고 3월부터 폐원한다는 통보가 담겼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진 A씨는 “다른 어린이집을 보내고 싶어도 모집 기간이 끝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다른 학부모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원의 한 민간어린이집이 갑작스러운 폐원 결정을 내리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더욱이 해당 어린이집 교사들마저 왜 폐원하는지조차 몰라 어린이집과 학부모 모두 혼란을 빚고 있다.

 

17일 수원 B 어린이집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은 지난 15일 ‘폐원 안내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에 발송했다. 가정통신문에는 어린이집을 내년 2월까지만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사정상 3월부터 폐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어린이집에는 현재 100여 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다.

 

이 같은 어린이집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을 찾아 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 관계자들 역시 “이사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폐원 통보가 이뤄진 탓에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한다”며 학부모들에게 설명조차 해주지 못하면서 어린이집이 혼선을 빚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우리도 폐원하는 이유를 전혀 모른다”면서 “18일 오후 이사장과 학부모의 면담이 진행될 예정인데, 그때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으면서 해당 구청 역시 대책 마련을 위해 고민에 빠졌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사장과 학부모 면담 시 함께 배석해 어린이집이 갑자기 폐원하는 이유 등을 알아볼 계획”이라며 “정원이 미달된 인근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는 방안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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