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가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치유의 숲’이 이용객이 없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곳에 치유의 숲을 만들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타당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또 쏟아붓는 일은 분명 무모한 행정이다. 시민의 혈세를 이런 식으로 낭비해도 되는지 안타깝고, 답답하다.
포천시가 새로 진행하는 치유의 숲은 신북면 기지리 아트밸리 인근 부지 6만여㎡이다. 도비와 시비 38억 원을 들여 치유의 숲과 산책로, 관광휴양시설 등의 조성공사를 진행 중이다. 시는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치유의 숲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버려진 폐채석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포천아트밸리는 포천시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도 많이 찾고 있는 나름의 명소다. 하지만 모노레일 설치 등 인공적인 구조물들이 자꾸 들어서면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등의 부정적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또 치유의 숲과 관광휴양시설들을 만든다니, 환영받지 못할 것 같다. 장소의 적합성도 문제고 사업의 효율성도 떨어져 보인다.
치유의 숲은 숲을 활용해 심신 건강을 돕는 산림공간으로, 산림치유 활성화 바람이 불면서 전국적으로 앞다퉈 조성된 바 있다. 치유의 숲으로 성공한 지자체는 별로 없다. 거기다 트렌드도 한풀 꺾여 치유의 숲을 찾는 이용객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포천시가 뒤늦게 타당성과 효율성, 사업성 등이 떨어지는 치유의 숲을 왜, 또, 조성하려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미 60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신북면 금동리 치유의 숲은 실패한 사업으로 낙인찍혀 있다. 2012년에 금동리 산 38번지 일원 28만㎡를 23억원에 매입, 치유센터 1개 동과 숲 속의 집(숙박시설) 4개 동, 쉼터 데크 6개소, 치유 숲길 2.5km, 명상데크 4개소, 주차장 등을 완료하고 지난 4월 개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5km 구간에 조성된 치유의 숲이 지나치게 인공적인데다 구간이 짧아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자 개장을 미루고 코스 늘리기 등의 공사를 다시 진행했다. 여기에 숙박시설 4동은 산림청이 제동을 걸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지난 7월엔 집중호우로 토사가 밀려 내려와 인공 수로와 주차장을 덮치는 산사태까지 발생했다. 주먹구구식의 무모한 행정이 예산만 축낸 꼴이 됐다.
이런 실패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아트밸리 인근에 조성되는 치유의 숲 또한 걱정되는 바가 크다. 이 사업을 신중히 검토하고 실행하는 것인지, 전문가 의견 등은 충분히 들었는지, 부정적인 측면도 고려했는지 궁금하다. 실패한 사업을 또 반복하고 있는 것이 여러모로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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