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9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의 화재 원인 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건물 소유주 L씨(53)가 경찰의 출석 조사 요구에 불응했다.
23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L씨에게 경찰 출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L씨는 경찰에 “오후에 병원 치료가 예정돼 있어서 경찰서에 가기 어렵다”면서 “병원에서 조사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L씨는 지난 21일 화재 당시 불이 난 스포츠센터 건물 내에 있다가 연기를 마시고 구조됐다. 이후 제천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가 같은 날 밤 원주기독병원으로 옮겨 입원중이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L씨는 단순히 연기를 흡입한 정도여서 부상이 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L씨는 이날 오전 병원 측에 외출 신청을 하고 제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그러나 유족의 반대와 돌발 상황을 우려한 경찰의 만류로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L씨는 현재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한 상태다.
경찰은 조문을 마친 뒤 L씨에게 경찰서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L씨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신분이기 때문에 조사를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오늘 저녁 원주 병원을 찾아가 대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건물의 불법 용도 변경 여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 과실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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