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경기지역도 더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사상자가 커진 원인 중 하나로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한 소방차 진입 지연이 꼽히는 가운데 경기도내 대형 스포츠센터도 소방 진입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등 화재 발생 시 초동대처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대형 스포츠센터에 설치된 소방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25일 오후 1시께 수원시 권선구 A 스포츠센터 인근 도로는 불법주차된 차량들로 꽉 막혀 있었다. 도로 양편에 주차된 차량 탓에 이곳을 오가는 차량들이 아슬아슬 곡예운전을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또 화재발생 시 적어도 3m이상의 공간이 확보돼야 할 도로는 사실상 소방차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더욱이 이 스포츠센터에는 60세 이상의 노인 수백여 명이 이용하고 있어 대형 인명피해까지 우려됐다.

 

이날 오후 3시께 수원시 장안구 B 스포츠센터 내 계단에 설치돼 있는 방화문은 닫히지 않도록 나무토막으로 단단히 고정돼 있었다. 이에 화재발생에 따른 유독가스가 퍼질 시 삽시간에 건물 내부로 확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영통구 C 스포츠센터 내 헬스장에서도 소화기가 손에 잘 닿지 않는 곳에 비치돼 있어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보였다. 특히 스포츠센터 내 사우나와 목욕탕 시설은 밀폐된 공간으로, 환기와 통풍이 잘 되지 않을 뿐더러 화재경보 시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구조였다.

 

전문가들은 불법 주정차를 삼가하고, 건물의 소화방재시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하성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관계당국에서 전체 건물에 대한 점검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건물주나 건물 소방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소방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에 나서야 한다”면서 “유독가스를 차단하는 방화셔터를 설치하고, 기존에 설치된 방화셔터도 노후화 등을 확인 후에 보수하는 등 시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불법 주차로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면서 “스포츠센터 대부분이 사우나·목욕탕과 같이 운영돼 시설 안에서 소방 경보를 듣지 못해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많아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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