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투표서 ‘통합 찬성’ 74.6%… 반대파는 安 대표 퇴진 요구
국민의당원 70% 이상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함에 따라 6·13 지방선거에 지각변동의 신호탄을 올렸다.
안철수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신임을 받았다며 통합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피력, 국민의당발(發) 정계개편의 파괴력이 지방선거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에서 안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반발도 거세 ‘한지붕 두 가족’의 극심한 내홍이 예상된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 당원을 대상으로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안 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74.6%가 통합 및 재신임에 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반면 반대 의견은 25.4%였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선거인 26만 437명 중 5만 9천911명이 참여, 23.0%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 당원투표에서 70% 이상이 통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투표결과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 여러분께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 6만여 명의 당원이 투표에 참여해 4만 5천여 분이 통합을 추진하는 저를 재신임해주신 것”이라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한 통합 반대파를 겨냥한 듯 “75% 정도 찬성을 두고 더 이상 논란을 벌인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민심을 받들어 정치한다면서 이런 정도의 명백한 의사 표시를 두고 계속 논란을 벌이는 것은 스스로 심판을 받는 길을 택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안 대표가 중도통합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통합 반대파는 이번 투표율이 전체 당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원천 무효를 주장, 안 대표 퇴진을 요구해 향후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출범을 선언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는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전 당원투표의 투표율은 23%로, 당헌·당규에 명시된 최소 투표율 ‘3분의 1’에 미치지 못한 만큼 통합 안건이 불발된 것은 물론 안 대표도 불신임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안 대표에 반발한 탈당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당을 살리고 지켜내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안 대표를 비롯해 당 분열과 혼란, 보수 야합으로 나가는 세력이 탈당해야 한다”고 답변,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전 당원투표 결과 발표 도중 반대파로 추정되는 한 신원미상의 남성이 난입해 단상을 걷어차는 등 폭력사태도 발생, 양 측간에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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