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창 올림픽은 강원도 아닌 한민족 행사 / 1,300만 경기도민이 앞장서 성공시키자

새해 첫 성화 봉송 경기도에서
과거 올림픽·월드컵 때 ‘감사’
이제 경기도민이 평창 도와줘야

모레부터 올림픽 성화가 우리 곁을 달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향하는 성화다. 경기도 구간 통과는 4일부터 오는 20일까지다. 9개 시ㆍ군을 거치는 총 314.6㎞ 구간에서 이어진다. 여주시를 시작으로 수원시, 용인시, 광주시, 성남시,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 의정부시 순으로 진행된다. 지난 11월 1일 우리나라에 도착한 지 두 달여 만에 경기도 입성(入城)이다. 2018년 새해를 맞아 첫 봉송을 경기도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도 크다.

지역마다 성화 봉송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수원에서는 수원화성 성곽 주변이 봉송 코스로 잡혔다. 용인은 경전철, 파주는 헤이리, 연천은 DMZ(비무장지대)를 지난다. 임진강 일대에서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군인을 초대해 개최하는 ‘평화 아이스하키대회’에서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는 이색 봉송도 준비돼 있다. 연예인, 스포츠인 등 각계 677명이 주자로 나선다.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탈북출신의 공무원도 성화를 들고 달린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패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경기장 시설, 도로 및 숙박시설 등 기본적 인프라는 완비됐다. 하지만 이런 조건이 곧 성공 개최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관심과 애정, 다시 말해 흥행에 대한 예상을 전혀 알 수 없다. 시진핑, 아베 등의 개막식 참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 관광객의 한국 여행 자유화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개막식을 제외한 입장권 예매율도 낮다. 지켜보는 강원도민의 속이 타들어간다.

경기도가 나서야 한다. 인구 1,300만명의 경기도다. 전 인구의 25%다. 경기도민의 지지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 영동 고속도로, 서울~양양 고속도로 등 연계 교통망도 완벽하다. 경기도민이 올림픽을 찾을 여건이 충분하다. 때마침 새해 첫 성화가 경기도를 달린다.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성화 봉송이 성대하게 이뤄져야 한다. 시민의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 필요하면 시장들도 뛰어야 한다.

경기도는 올림픽도 치렀고 월드컵도 치렀다. 그때마다 애간장을 태웠던 기억이 있다. 텅 빈 관중석 모습이 세계로 타전될까봐 걱정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훌륭했다. 미국과 소련의 남자 배구 결승이 열린 수원 실내 체육관이 꽉 들어찼다. 우리 대표팀 경기도 없는 월드컵축구장에 관중이 몰려들었다. 경기도민 아닌 국민이 있어서 가능했던 기적이다. 이제 우리가 그 감사함을 갚아야 할 때다. 평창을 위해 경기도민이 나서줘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