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를 맞이하는 서민들은 희망찬 한 해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러나 표정은 그렇게 밝지는 않다. 지난 연말 시중의 물가는 예년에 비하여 상당히 올랐으며, 연말연시 경제상황도 예년보다 못해 시내 대로변에 상가임대 광고가 어느 때보다 눈에 많이 띈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책의 효과는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아 전세·월세는 상승, 서민들의 주택마련은 쉽지 않다.
그뿐만 아니다. 무려 16.4%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편의점 알바생, 아파트 경비원 등은 물론 영세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지난 연말에 감원 통보를 받은 경우가 많아 생계를 염려하는 서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 수출은 예년에 비해 증가하고 또한 3만달러 국민소득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고용은 늘지 않아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건설공사 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계층 간의 소득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어 하위계층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는데, 안보불안까지 겹쳐 국민은 불안하다.
이러한 경제사회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은 민생은 뒷전에 놓고 연일 여야 간의 공방만 치열하다. 말로는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연일 큰소리치고 있지만 새해 예산안의 법정 시한을 어기면서까지 공방만 치열했지 결국 정치적 흥정으로 예산안을 처리했을 뿐, 민생안정에 큰 도움 없이 국회의원들의 세비만 인상하고 정기국회를 끝냈다. 야권은 통합, 당내개혁이니 하면서 당내 분열로 의정은 뒷전으로 미루고 또한 여권 역시 적폐청산 운운하면서 연일 정치게임만 하고 있어 국민의 정치권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 개회된 임시국회 역시 최경환 의원의 구속동의안 처리문제 등과 같은 쟁점으로 본회의를 겨우 29일에 열어 국회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를 합쳐 금년 6월까지 활동할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기로 하는 등 일부 의안만 처리하고 마감했다. 20대 국회가 2016년 5월 개원 이래 지난해 정기국회까지 1년 반 동안 처리한 법안은 2,598건으로 같은 기간 19대 국회가 처리한 1,492건보다 74% 많았다고 하지만, 일자리 증대 등과 같은 민생안정 대책 등과 같은 법안 처리는 상당히 지연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효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2018년은 어느 때보다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북한 핵 문제는 더욱 미묘하게 전개되고 있어 정치권이 합심하여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보가 불안하면 민생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유·불리만 따져 정쟁만 하면 안보도, 경제도 엉망이 된다. 새해에는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 정치권이 협치를 통해 당리당략이 아닌 민생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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