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울린 보이스피싱… 말레이시아인 인출책 2명 구속

고양경찰서는 사회초년생을 상대로 대출을 유도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말레이시아인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27)와 B씨(20)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월 30일 검사를 사칭한 중국 보이스피싱 전화에 속은 C씨(23ㆍ여)가 지하철 화정역 물품보관함에 넣어 둔 1천8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본인 명의의 속칭 대포통장이 개설되고 사기사건에 연루됐다”며 “보안 등급을 낮추기 위해 대출을 최대한 받아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으라”며 C씨를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사건 접수 내역이 조회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가짜 검찰청 사이트를 통해 C씨를 안심시키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지난해 11월 23일부터 12월 8일까지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이 대부분인 피해자들의 돈 1억3천여만 원을 빼돌렸다. 이들은 ‘한국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SNS 구인란을 보고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초 입국해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인출한 돈을 총책에게 넘겨주고 건당 20만~50만 원의 수수료를 챙겨 모두 250만~300만 원 정도의 돈을 모았고, 모두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기관은 절대 돈을 찾아 다른 곳에 보관하게 하거나 이체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계좌 인출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오면 보이스피싱을 먼저 의심하고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양=김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