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차별의 이유에 대해서는 노인에 대한 낮은 사회적 지위와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이 1·2순위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에는 노인에게 간접적인 소득보장 정책의 일환으로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교통 혼잡과 운영적자에 대한 원인을 무료이용 노인들에게 찾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노인에게 지하철 요금을 징수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논의한 적도 있었다. 얼마 전 한 방송사 뉴스의 팩트체크라는 코너에서 ‘노인들에게 실제로 지하철 요금을 받으면 지하철 운용에 따른 실제 적자가 해소될 것인가’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노인들에 대한 지하철 요금 징수로 적자가 해소될 것이라는 가설은 기각됐다.
그럼에도, 지하철공사 적자에 대한 원인을 노인에게만 귀결시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인 차별에 대한 원인이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 효용성으로 볼 때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노인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사실 지하철에서 노인을 위한 배려석으로 경로석을 별도로 만들어 놓았는데, 외국의 한 교수가 우리나라 지하철 경로석을 ‘격리석’이라고 비판한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복잡한 지하철에서 노인이나 장애인, 임산부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굳이 칸을 비워놓고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며, 배려한다면 왜 구석으로 배치해 놓고 격리하듯이 운영하느냐는 것이다.
노인들의 보충적인 소득보장 차원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매월 2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다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27만원까지 활동비를 파격적으로 올렸다.
내년에는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25만원까지 상향해서 지급한다고 한다.
노인들의 최저생계 및 소득보장정책 차원에서 중요한 시도이긴 하지만, 재원마련을 위한 경제활동인구의 부담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지하철에 노인들이 나타나기만 해도 짜증 난다는 얘기들도 들려온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옴니버스 단편소설 ‘나무’의 ‘황혼의 반란’ 편에선 프랑스 정부가 점점 늘어나는 노인에 대한 대책을 세우면서 노인들을 영원한 휴식과 행복을 준다는 구실로 ‘영원휴식안락센터’를 설치해 안락사를 시킨다.
이제는 생산능력이 떨어진 노년층을 멸시하고, 노인복지에 대한 국가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래판 고려장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이에 반기를 든 노인들이 투쟁을 하고 서로 힘을 모으지만 결국 영원휴식센터에 끌려가면서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는 너희들도 노인이 될 거야.”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명이 세상을 뜨면 도서관 하나를 불태우는 것과 같다’는 구절이 나온다.
노인들이 젊은이에 비해 생산력이나 노동력이 뒤처질지 모르지만,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우리는 물질 그 이상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사회 전반에 흐르는 늙음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새해부터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희남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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