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앞둔 강원도 ‘AI상륙’ 차단 방역 부심
겨울들어 수도권서 ‘H5’ 처음 영북면 발생농가 반경 10㎞內
105개 농가 240만 마리 사육 닭 등 수백만마리 살처분 우려
포천시 영북면의 한 산란계(달걀을 생산하는 닭) 사육농가에서 H5형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전국 최대 닭 산지 중 한 곳으로 수도권 확산 우려는 물론, 지리적으로 철원군과 인접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한 달여 앞두고 강원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 가금류 농가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는 이번 겨울 들어 처음이다. 그동안 AI가 오리 사육농가에서 발생한 것과 달리 양계농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도 처음이다.
경기도는 3일 의심 신고가 접수된 포천시 영북면 D 산란계 농장의 시료를 채취해 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19만 7천 마리 닭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D 농장은 이날 오전 11시 포천시 영북면 산란계 농가에서 이틀간 30여 마리 닭이 폐사하자 농장주가 AI 의심축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도는 해당 농장의 시료를 농식품부 검역본부에 보내 고병원성 여부 등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고병원성 여부와 N형 타입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검사 결과는 이틀 내에 나올 전망이다.
현재 D 농장 반경 10㎞ 이내에 105개 농가가 240만 마리의 닭을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는 고병원성 확진 때 반경 10㎞ 이내를 방역대로 설정해 이동제한을 하는 것과 함께 반경 3㎞ 이내 사육 중인 닭을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지난 2016년 AI 사태가 재발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당시 포천에서 모두 31개 농가에서 AI가 발생, 사육하던 닭 255만 5천 마리를 살처분했다.
현재 도내 전체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사육은 4천739 농가 5천100만 마리이며 이 중 포천시가 16%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 최대 닭 산지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수도권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방역 체계를 최대한 가동할 방침이다.
도는 또 AI 차단방역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침에 따라 31개 시ㆍ군 전역에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48시간 가금류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발동했다.
특히 이날 의심 신고가 들어온 D 농장의 경우 지리적으로 철원군과 바로 인접해 있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불과 37일 남은 상황에서 강원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편, 시는 3일 5군단, 6군단, 8사단 등 군부대와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농장 중심으로 3개 초소를 운영,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군부대도 근무인력을 초소당 6명씩 투입, 24시간 합동 근무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가금류 농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이번 겨울 들어 처음”이라며 “해당 농가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일형ㆍ김두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