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죄송합니다” 文 대통령, 피해 할머니와 오찬… 피해자 중심 원칙 확인

역사·외교 분리… 한일관계 회복 ‘투트랙’ 방향 제시 예정

▲ 따뜻한 포옹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청 오찬에 참석하는 박옥선 할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따뜻한 포옹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청 오찬에 참석하는 박옥선 할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일본과 맺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만 별도로 청와대에 초청한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 중심 원칙으로 해결하되, 한일 간 외교관계는 그것대로 회복해 나가겠다는 ‘투트랙’ 기조로 조만간 구체적인 해결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위안부 피해자 8명을 청와대로 초청, 본관 충무실에서 오찬을 하고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며 “오늘 할머니들께서 편하게 여러 말씀을 주시면 정부 방침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저희 어머니가 91세이신데 제가 대통령이 된 뒤로 잘 뵙지 못하고 있다. 오늘 할머니들을 뵈니 꼭 제 어머니를 뵙는 마음“이라며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시는 게 꿈이었다. 국가가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김복동 할머니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께서 쾌유하셔서 건강해지시고, 후세 교육과 정의와 진실을 위해 함께 해 주시기를 바라는 국민이 많다“며 ”과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사실이니 양국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손목시계, 김정숙 여사가 보낸 목도리와 장갑을 선물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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