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집하장 ‘둔갑’ 장애인 주차 ‘장애’

[현장&] 도시형생활주택 ‘장애인주차장’ 실태

▲ 7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 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쓰레기 분리 수거 집하장으로 쓰이며 장애인들의 이용불편과 함께 주차 안내문을 무색케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 7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 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쓰레기 분리 수거 집하장으로 쓰이며 장애인들의 이용불편과 함께 주차 안내문을 무색케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 부평지역 내 다수의 도시형생활주택이 규격에 맞지 않는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을 운영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돼 장애인 이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7일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삼성캐슬’ 도시형생활주택. 이곳 장애인 전용 주차면의 크기는 2×5.5m로, 장애인 주차면 설치 기준에 명시된 ‘가로 3.3m, 세로 5m 이상’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일반 주차면 기준인 ‘2×6m 또는 2.3×5m’보다 면적이 더 적다.

이 일대에선 이처럼 설치 기준을 지키지 않은 장애인 전용 주차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다른 도시형생활주택들에선 장애인 전용 주차면이 쓰레기 집하장 등 아예 다른 용도로 사용도 빈번하다.

 

부평동에 있는 ‘현대렉스힐’ 도시형생활주택 내 장애인 전용 주차면은 쓰레기 분리수거대와 음식물쓰레기 전용 수거용기, 폐휴지, 맥주병 박스 등으로 가득차 장애인 주차는 아예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인근 ‘로뎀레뷰APT’ 도시형생활주택도 2개의 장애인 전용 주차면에 플라스틱 의자와 주차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이곳 장애인 주차면은 장애인들의 이용이 적다는 이유로 저녁 시간대에 퇴근 후 새벽에 출근하는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주택 관리인은 “장애인들이 이용하지 않는 것 같아, 밤늦게 집으로 귀가했다가 다음날 새벽에 출근하는 주민들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장애인 전용 주차면이 곳곳에 드러나면서 허가를 내준 지자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익성 부평구 의원은 “부평의 여러 도시형생활주택 내 장애인 전용 주차면에는 수도계량기를 설치한다든지 하수구가 있는 등 누가 봐도 차량을 주차할 수 없는 공간”이라며 “부평구에서 허가가 떨어져야 이렇게 만들 수 있는데 어떻게 허가가 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자는 “건축허가를 내줄 때 장애인 전용 주차면도 살펴보는데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와 사전검사원들이 함께 현장 확인을 했을 때는 이상이 없었다”며 “건물주들이 조사가 끝난 뒤 규격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기준에 맞지 않는 장애인 주차면에 대해서는 현황을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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