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경기도 1천여 회원들을 한날한시 한곳으로 불러놓고 선거를 치르나요? 회장 선거 방식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경기도건축사회가 지난달 26일 개최한 제26대 경기도건축사회장 선거 현장 곳곳에서 터져나온 건축사들의 불만의 목소리다. 경기도건축사회는 이날 오후 2시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교통연수원에 회원 900여 명을 모아놓고 총회를 개최한 뒤 회장 재선거를 실시했다.
3명의 후보자 정견 발표 이후 경기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단상에 준비된 4개의 테이블 앞에 줄을 서 본인확인 뒤 사전에 받은 투표용지에 기표해 투표하는 방식으로 선거가 진행됐다. 회원 900여 명이 4개 조로 나눠 줄을 서다보니 한 줄에 200여명 이상의 긴 줄이 늘어서게 됐다. 투표를 완료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줄을 서며 자신의 투표 순서를 기다리는 회원들 사이에서 잇따라 불평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축사는 “요즘 시대에 경기도 각 지역에 뿔뿔이 흩어진 회원들을 수원 한 곳으로 불러모아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수원 근방에 있는 회원들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회원들이 회장 선거를 위해 꼬박 하루를 할애해야 한다. 이제는 전자방식 등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경기도건축사회가 회장 선거를 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직선제로 치르면서 회원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도건축사회는 정관에 따라 정기총회를 열고 3년에 한 번씩 회장 선거를 치르고 있다. 재적 정회원 1천500여명 중 5분의 1이상 출석해야 성립된다.
반면 대한건축사회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경기도의사회, 경기도한의사회 등은 이미 몇해 전부터 회장 선거에 회원들 편의를 위해 전자(모바일) 또는 우편투표를 도입해 진행하는 추세다.
도 건축사회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전자방식 도입 등을 논의했지만, 선거날 하루 만이라도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직선제로 (선거를)치렀다”면서 “회원들의 불만이 있다면 다른방식으로 치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