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 ‘돈값’ 못하는 의정부역 지하상가

市, 직접 관리운영 맡아 노후시설 개보수
어두운 실내·미로같은 통로 개선 안 돼
상인들 “LED 교체 건의도 묵살” 불만

▲ 의정부역 지하도상가 입구
▲ 의정부역 지하도상가 입구
의정부시가 수십억 원을 들여 의정부역 지하상가 노후 시설 등을 개보수했지만 어두침침한 실내, 미로 같은 복잡한 통로 등 상가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상인들이 쾌적한 환경을 위해 상가 통로 형광등의 LED 교체와 천장 패널 도색 등을 시에 우선 건의했으나 이 마저 반영되지 않아 불만을 사고 있다.

 

9일 시와 상인들에 따르면 시는 2016년 5월 의정부역 상가 조성 20년 만에 직접 관리운영을 맡아 지난해까지 노후화된 시설물 보수보강과 개선공사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시는 16억1천만 원을 들여 소방시설 보수, 공조기 등 기계설비 교체 수리, 기계실 자동 시스템ㆍ화물용 승강기 교체 등 모두 32건을 시행했다. 

올해에도 제2 주차장 바닥 방수와 벽 도색, 기계 케이블 교체 등에 9억7천만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인과 주민들은 이 같은 예산 투입에도 상가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상가통로 형광등 2개 중 하나는 등이 아예 없고, 변색된 천장 패널 등으로 어두침침한 실내환경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지저분한 동부 쪽 출입구 계단 주변, 미로 같은 상가 내 통로, 정리되지 않은 간판, 헷갈리는 안내표지 등 쇼핑하기 좋은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상가 활성화를 위한 점포종류별 배치와 특성화, 점포 리모델링 등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상인 A씨는 “밝고 환한 분위기는 지하상가의 기본”이라면서 “통로 형광등을 LED로 바꾸고 누렇게 변색한 천정만 교체해도 상가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가를 자주 이용한다는 주민 B씨도 “상가점포를 안내하는 점포 약도도 없어, 상가에 들어서면 헤매다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사유철 의정부역 지하상가 상인회장은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 지난해 9월 형광등 LED 교체, 천장 도색 등을 예산에 반영해달라고 시에 건의했다”면서 “하지만 이 마저 무산되면서 상가 활성화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경섭 의정부시 도시계획팀장은 “LED 교체 등은 상인들의 의견에 동감한다”면서 “상반기내 활성화 계획을 만들어 상인과 시설관리공단 등과 협의해 불편이 없도록 개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정부 지하상가는 D 건설이 20년간 점용, 관리한 뒤 지난 2016년 5월 시에 점용관리권을 이관해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있다. 현재 450개 점포가 등록, 영업 중이다.

▲ 의정부지하상가-007
▲ 의정부지하상가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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