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포비아’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천에 억대 익명기부자가 나타나 기부문화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10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 따르면 지난 8일 익명기부자인 A씨가 개인명의로 1억원을 기부했다. 인천적십자사는 이날 적십자사옥 3층 접견실에서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 인천 제5호 가입식을 가졌다.
A씨는 5년간 1억원을 나눠 기부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했다. A씨의 익명기부가 화제를 모은데는 그동안 인천지역 사회복지단체들이 이른바 ‘기부포비아’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2016년 1억5천만원을 이름만 남긴 김달봉씨를 비롯해 매년 다수의 익명기부가 있었지만 ‘어금니아빠’ 이영학 사건 등으로 기부를 꺼리면서 지난해부터는 익명기부자가 뚝 끊긴 상황이었다.
인천적십자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처음으로 익명 기부자가 나타나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번 기부자로 인해 기부 기피문화가 조금이라도 잦아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익명기부자 등장 소식에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역시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온도를 올려줄 기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모금회 관계자는 “과거 모금회에도 다수의 익명기부자들이 있었지만 올해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는 이맘때면 이미 목표 온도를 채웠겠지만, 올해는 모금 자체가 더뎌지고 있어 걱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을 원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며 “이웃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조금만 더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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