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1대도 없고 문의 조차 없어
“완전한 제품으로 보기 힘들어” 영업사원들도 차량 판매 꺼려
현대자동차가 구조 변경을 한 대형 트럭을 버젓이 제조ㆍ판매해 논란(본보 1월 11일자 1면)인 가운데 현재는 해당 트럭에 대한 제조 및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해당 트럭은 현대자동차 영업직 직원들도 판매를 꺼리는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문제가 된 ‘뉴파워트럭 14톤 특초장축’의 재고가 전국에 단 1대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은 완제품으로 출고되는 ‘엑시언트’ 등 다른 트럭들과는 달리, 기존 8t짜리 트럭에 가변축을 장착한 ‘뉴파워트럭 14톤 특초장축’은 주문 제작 방식인 것에 기인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경기트럭지점은 지난해 4월 판매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판매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현대차 경기트럭지점은 지난 2016년 6월께 도내 한 물류업체로부터 ‘뉴파워트럭 14톤 특초장축’ 수십 대를 주문받아 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A씨에게 판매했던 트럭 역시 이 중 1대였던 것. 일반 트럭들과 달리 주문 제작 방식으로 판매되는 탓에 계약 후 2~3개월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A씨는 재고 트럭을 구입한 탓에 곧장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었다.
또 트럭을 비롯한 대부분 차량들의 경우 매년 신형 모델이 출시되기 때문에 연초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원 신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뉴파워트럭 14톤 특초장축’은 아직까지 제원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현대차 측에서도 추가 생산 계획이 없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 측에서 해당 모델 제원 신고를 하지 않았다. 생산 계획이 있다면 제원 신고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뉴파워트럭 14톤 특초장축’의 경우 현대차 영업사원들도 판매를 꺼리면서 불완전한 제품임을 방증했다. 현대차는 경기트럭지점을 비롯해 동부ㆍ서부ㆍ중부ㆍ남부ㆍ경기북부(이상 수도권), 광주(호남권), 강원ㆍ충남ㆍ대전(중부권), 대구ㆍ부산중부ㆍ부산동부(영남권) 등 상용 지점에서 트럭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지점에 문의한 결과 “‘뉴파워트럭 14톤 특초장축’은 판매 실적은 물론 문의도 전혀 없는 제품”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들 영업사원은 “8t짜리 기본 차체에 가변축을 장착한 만큼 완전한 제품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또 변속기 역시 통상적으로 5t급 트럭에 장착되는 제품이 투입되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현대차 영업사원들도 해당 트럭이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당장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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