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조합 “공사 지연 불러 수십억 피해… 이설해야”
市 “조합측이 위치 파악 소홀… 조속한 이설 어려워”
과천 주공아파트 2단지 재건축조합(조합)이 단지 내 하천박스로 인해 제 때 공사하지 못해 그동안 수십억 원의 피해를 보았다며 과천시에 이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조합은 시 GIS(지리정보시스템)에 오류가 있고, 시가 2단지 사업계획을 승인해줄 때 하천박스에 대한 조건이 없었다며 시가 하천박스를 옮기지 않으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6일 시와 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아파트 실시설계 당시 지하매설물 관계를 파악하고자 시로부터 GIS 자료를 받아 실시설계를 진행했다. 당시 GIS 자료에는 하천박스는 단지가 아닌 중앙로에 있었다. 조합은 이 때문에 시도 사업계획 승인 때 하천박스에 대해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토목공사 과정에서 단지 내 너비 6m, 높이 3.5m, 길이 350m 규모의 하천박스가 발견되면서 조경공사, 지반조성공사, 토목공사 등이 지연되면서 수십억 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허가 부서나 하천을 담당하는 부서가 하천박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시가 하천박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조합은 매월 1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는 모든 귀책사유는 조합에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사업계획 승인을 내준 부서 관계자는 “사업계획 승인 당시 시가 하천박스를 정확하게 체크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쉽게 생각하지만, 실시 설계 당시 조합 측이 하천박스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문제의 귀책사유는 조합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GIS 자료는 다소 오차가 있기 때문에 조합 측이 하천박스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천담당 부서 관계자는 “기본계획과 건축심의 등 부서 업무협의 과정에서 아파트 단지와 보도 인근에 배수관(하천박스)이 있기 때문에 지하 매설물 처리 시 배수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옛 대한주택공사 설계도와 시 GIS 자료를 분석해 보면 하천박스는 아파트 단지와 보도 인근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측이 하천박스 이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하천박스 이설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행정절차를 밟는 데만 1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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