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女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기대반 우려반

▲ 남북이 지난 1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일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여자 아이스하키의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젼Ⅱ 그룹 A대회에서 남북 대결을 펼치는 모습.연합뉴스
▲ 남북이 지난 1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여자 아이스하키의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젼Ⅱ 그룹 A대회에서 남북 대결을 펼치는 모습.연합뉴스

남북이 지난 17일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와 관련한 차관급 실무회담을 갖고, 개회식 한반도기 공동 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11개 항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개회식 공동 입장과 230여 명의 북측 응원단 파견, 30여 명의 태권도시범단 파견, 패럴림픽 참가 등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제외한 10가지 합의사항은 남북간 큰 문제가 없는 한 실행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자 아이스하키의 단일팀 구성은 남북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어려운 여건이 모두 해소돼 남북 여자 단일 아이스하키 팀이 구성돼 이번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면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같은 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이은 27년 만에 통산 세 번째 단일팀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남북간 첫 올림픽 단일팀이 출범하게 되면서 경색된 남북 관계에 화해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체육과 문화교류,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가 확대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위한 시일이 촉박한 데다 엔트리 확대 구성에 따른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기존의 엔트리 23명에 북측 선수를 추가해 최대 35명으로 꾸리는 방안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요청했다.

이 요구는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주재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한올림픽위원회·민족올림픽위원회(북한), 남북 정부 고위 인사, 남북한 IOC 위원 등 4자로 구성된 ‘남북 올림픽 참가회의’에서 결정이 날 전망이다. 이미 IIHF와 협의를 가진 IOC의 결정에 따라 북한 선수들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 배분과 단일팀 엔트리도 확정되게 된다.

 

우리의 요구 대로 엔트리가 확대되면 다행이지만 IIHF가 다른 참가국들의 반발 속에 일종의 특혜성인 엔트리 확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뿐 아니라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리의 엔트리 확대 요구 소식을 전해들은 우리의 첫 상대 스위스(2월 10일)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국 여자 대표팀을 이끌며 선수 선발의 전권을 쥐고 있는 캐나다 출신 새러 머리 감독도 단일팀 구성에 우리 선수들을 명단에서 빼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2~3명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10명 이상이 합류하면 그동안 다진 팀웍이 무너질 수 있다”고 어려운 입장을 견지했다.

 

이 밖에 단일 팀이 구성돼도 남북 선수들이 함께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단일팀 구성은 기대와 우려를 안은 채 20일 로잔 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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