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등가도 아니고 밤새도록 빨간 불빛이 들어와 살 수가 없습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광교센트럴타운 60단지아파트에 사는 주민 A씨는 최근 밤마다 쉽게 잠을 잘 수가 없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새빨간 조명이 밤새도록 온 집안을 붉게 물들이고 있어서다.
이 불빛은 아파트 건너편에 조성된 대형 오피스텔 건물에 설치된 LED 조명 간판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언제부턴가 A씨 집을 포함한 아파트 단지 일대를 빨갛게 비추고 있다.
A씨는 “일부 세대에서는 아이들 방에 조명이 들어와 매번 거실이나 안방으로 잠자리를 옮겨 다니고 있다”면서 “백번 양보해서 야간시간대에 간판을 켜놓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쳐도 밤새도록 저럴 필요까지 있나 싶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광교신도시 중심상업지역에 조성된 엘포트(L-FORT) 아이파크 오피스텔이 마무리 공사 중인 가운데 해당 건물 최상단에 설치된 LED 조명 간판이 인근 주민들을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 붉은 조명 간판이 베란다 창문 등을 통해 들어오면서 일부 주민들은 밤잠까지 설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336-1 일대에 ‘광교 엘포트 아이파크’ 오피스텔을 조성,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광교 엘포트 아이파크는 1개 동이지만 20층 높이로 지어져 총 1천750세대가 입주 예정인 대형 오피스텔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달부터 시작된 입주로 건물 최상단에 설치된 LED 조명 간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광교 L-FORT MALL’이라고 쓰여진 이 간판에서 나오는 붉은 불빛이 건너편에 위치한 광교센트럴타운 60단지아파트 6004동과 6005동 일대를 그대로 비추고 있어서다. 밤새도록 켜진 불빛에 아파트 입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
하지만 해당 간판은 정상적으로 설치된 데다가 규정을 위반한 부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주민들이 민원이 제기된 만큼 수원시도 현장 점검을 벌이고 중재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건축된 건물인 데다 조명 간판 역시 위법으로 볼 수 없어 별다른 제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현대산업개발 측에 조도나 소등 시간 등을 조정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도 “주민들의 불편 내용을 알지 못했다”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수원시와 협의해 소등 시간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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