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의 선진지 일본을 가다
‘제3회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오디션’ 수상자이자 경기도 내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는 영양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학교급식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학교급식의 선진지 일본 오사카를 찾았다.
오사카 방문 연수단은 지난 9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현지에서 우수한 급식 현장을 찾아 경기도 학교급식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일본은 학생 개개인의 건강을 고려해 철저한 식품 알레르기 대체식단을 마련,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등으로 전 세계적인 친환경 급식 선진지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학교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학교급식 품질 향상 및 연계 발전방안 등을 설계하면서 체계적인 관리라인이 마련돼 있다.
이에 연수단은 일본의 최첨단 급식시설과 위생ㆍ안전 등 수준 높은 일본 급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더욱 맛있고 건강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오사카부 영양사협회와 효고현 사사야마시 서부 학교급식센터를 방문해 선진 급식체계에 대해 이해하고 국내 학교급식으로의 도입에 대한 논의를 했다.
구다니엘 평촌경영고 영양교사는 “일본 급식 제조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위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또 지자체가 함께 급식 정책을 결정하고 논의하면서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영양교육도 연수단의 주목을 받았다.
조영선 도원초 영양교사는 “한국 학생들은 급식을 많이 남기는 편인데 일본은 잔반율이 거의 없었다”며 “학교와 가정에서의 영양교육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잘 돼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오사카 연수단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ㆍ경기일보가 주관, 경기도영양교사회ㆍ경기학교영양사회 후원으로 지난해 11월 개최된 제3회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오디션에서 수상한 도원초와 이의고, 평촌경영고, 중앙기독초, 천보중, 도장중, 수원영화초 등 도내 초ㆍ중ㆍ고교 소속 영양교사와 조리사, 학부모, 학생 등 모두 22명으로 구성됐다.
글·사진=권오현기자
“계절음식·지역 특산물 활용… 건강·안전한 먹거리 제공”
-서부급식센터는 어떤 곳인가.
지난 2007년 설립된 서부급식센터는 효고현 사사야마시의 공립학교 중 초등학교 7곳, 중학교 3곳, 유치원 5곳, 고아원 1곳 총 16곳에 2천160인분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관내 2천여 명의 많은 학생의 건강을 책임지는 만큼 계절에 맞는 계절음식, 향토 요리를 활용한 레시피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급식센터의 운영 방식은.
사사야마시의 인구는 4만2천여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라서 입찰을 거쳐 민간업체가 담당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시가 직영으로 서부급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오전 8시30분부터 음식 제조를 시작해 오전 11시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오전 11시40분에 각각의 학교에 배송된다. 학교에서는 정오부터 배식이 시작되며 식사가 끝난 뒤 다시 센터로 1시40분께 식기가 반납된다. 센터는 그때부터 식기세척을 시작, 3시15분께 업무를 마친다.
-친환경 급식을 위해 어떤 점을 노력하고 있는가.
일본에서는 친환경 급식이라는 개념은 없지만 ‘특별재배’를 중시한다. 이는 저농약, 무농약, 저화학비료, 무화학비료 등의 방식으로 급식재료를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센터 역시 친환경 급식 재료를 굳이 사용하지 않고 현행법에서 허용하는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는 관행농법으로 생산된 식재료를 사용한다. 대신 ‘지산지소’의 원칙대로 이 지역에서 생산된 쌀, 채소, 특수재배된 특산물 등을 급식에 사용한다. 무엇보다 센터는 학생들에게 안심, 안전, 맛있는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
권오현기자
“학교급식 법제화, 정부·지자체 적극적인 지원 인상 깊어”
레시피오디션을 통해 떠난 일본연수에서 처음으로 오사카 영양사회를 방문했습니다.
첫 방문지였던 이곳에서 저를 포함한 연수단은 ‘역시 선진 일본’이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학교급식을 법제화해 현대인의 질병을 학교급식에서부터 예방하고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어릴 때부터 습관화하기 위해 나라에서도 급식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튿날 방문한 효고 사사야마 서부 급식센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위생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맨손으로 급식을 만들 정도로 단계별 조리실무진들의 위생개념이 높고 드라이 키친도 잘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또 배식 온도도 체계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보다 찜기와 냉각시스템 등의 급식관련 제품들이 업그레이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달리 종사자 중 남자의 비율도 높은 것도 새로웠습니다.
특히 급식 현장에서 체계적인 영양교육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학교급식은 한국보다 단조로운 식단으로 구성돼 있어 잔반율(음식물 쓰레기)이 높을 줄 알았지만, 학생들은 잔반을 거의 남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개인 그릇에 각각의 반찬과 밥을 담아서 쟁반에 배식하는 것을 보면서 수준 높은 급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다시 한 번 일본 급식이 단지 한 끼 떼우기 식의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과정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한국 역시 교육급식을 위해서는 식기구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지속 가능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은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급식비에서 분리해 지자체에서 부담한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한국의 경우 급식비에 인건비를 포함해 지원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또 다른 견학지였던 오사카중앙도매시장에서는 일찍부터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신선한 먹을거리가 학교급식에서 제공되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곳은 야구장 4개보다 큰 규모였으며 단지 물건을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위생적으로 먹을거리를 관리하고 수요와 공급, 먹을거리 교육까지 시장에서 지원하는 방법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3박4일간 일본 학교급식을 통해 한국의 급식 현실을 되돌아보며 안심ㆍ안전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학교급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됐습니다.
녹색사랑 조영선 영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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