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강 한파, 취약계층 ‘안전한 겨울나기’ 챙겨야

기록적인 북극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5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파주 -21.9도, 철원 -24.1도 등 곳곳에서 -20도를 밑도는 혹한이 엄습했다. 동두천 -19.3도, 인천 -15.7도, 수원 -15.2도 등 경인지역 대부분의 아침 최저기온도 -15도를 밑돌았다. 한파는 오늘 절정을 이루며, 주말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낮에도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는 최강 한파에 전력 사용이 폭증하는가 하면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 자동차 배터리 방전,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동상과 저체온증 같은 한랭 질환자도 급증해 최근 2명이 숨졌다.

한파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겨울철 식중독으로 불리는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 노출도 높아지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올해만 지난해 대비 130% 증가, 400명 이상이 감염돼 장염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에게 발병하기 쉬운 로타바이러스도 지난해보다 270% 늘어난 275명이 감염된 상태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강추위가 이어지는 만큼 되도록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

강추위에 난방기구와 화기 사용이 늘면서 화재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건조특보까지 발효된 만큼 화재예방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소방당국 또한 화재 예방 및 진화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매서운 한파가 계속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들은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 노숙자 등 취약계층이다. 한평 남짓한 쪽방에서 겨울을 나는 사람들은 허름한 건물에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강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연탄불이나 전기장판 등에 의존해 지내다보니 연탄가스나 전기과열 등의 사고도 우려된다. 수도 동파도 쪽방촌에서 더 많다.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은 독거노인 등 의지할 데 없는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 지자체에선 이럴 때일수록 안전과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강추위에 난방조차 못하고 생활하는 이들이 없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비상사태에 대처해야 한다. ‘안전한 겨울나기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올 겨울은 다른 해보다 추위가 극성이다. 에너지 빈곤층에게 올 겨울은 더 혹독하다. 정부는 기상문제이거니 방관하지 말고 한파에 대비한 국민안전 및 건강 대책을 적극 챙겨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의 안전ㆍ건강과 관련해 비상체제를 가동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차가운 방에서 밥까지 굶는 사람이 없도록 적극적인 행정서비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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