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기도 바쁜 소방관들 세번 중 한번 동물포획 출동

도내 작년 3만8천여건 달해
매년 급증… 대책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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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도 소방관들은 세 번 중 한 번 강아지와 멧돼지 등 동물 포획을 위해 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물포획 요청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여서 소방관들이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주력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포획 요청을 받고 소방대원이나 구조대원들이 출동한 횟수는 모두 3만 8천193건이다. 이는 연간 총출동 건수 10만 9천679건의 34.8%에 해당하는 것으로, 출동 세 번 중 한 번이 동물포획이었던 셈이다. 

포획 요청을 받은 동물은 개가 43.2%로 가장 많고, 고양이 26.6%, 조류 9.4%, 고라니 8.6% 순이었다. 멧돼지와 뱀 포획을 위한 출동도 각각 846건(2.2%)과 1천343건(3.5%)이나 됐다.

 

동물포획 출동은 2014년 1만 5천560건에서 2015년 1만 9천468건, 2016년 2만 7천658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재난안전본부는 반려동물 사육 인구 증가와 각종 개발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 공간감소,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 개체 수 증가, 국민의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동물포획 요청에 따른 출동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재난안전본부 안팎에서는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등에 대응하기도 충분하지 않은 소방·구조구급 인력의 업무 경감을 위해 인명 피해와 직결되지 않는 경미한 동물포획 등은 지자체가 담당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소방관 사이에서 경미한 동물포획의 경우 지자체 동물포획단 등에서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동물포획을 포함한 119의 생활민원 처리 개선 방안에 대해 정부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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