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4차 산업혁명과 노인복지서비스

▲
한동안 어디를 가더라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화두에 오르며 당장에라도 우리의 삶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처럼 기대와 불안감이 팽배했다. 10년 전만 해도 핸드폰에서 이렇게 많은 기능이 탑재될 것이란 상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 석유자원이 100년 정도 있으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체에너지 개발로 고갈 시점이 200년으로 늘어나게 됐고, 30년 후에는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로 석유자원은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된 것이다.

사람이 일하는 인력시장도 큰 변화와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인공지능, 3D 프린터, 로봇, 자율주행차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들의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암울한 전망이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우리가 지금은 인지하지 못하는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이전의 혁신과 다른 점은 ‘인공지능’에 의한 인력 대체 범위가 매우 광범위할 것이란 것과, 이 과정에서 새로 생겨나는 직업은 인공지능에 맡기거나 인공지능이 맡고 남은 일자리로 인간에게 돌아갈 몫은 매우 적을 것이란 것이다.

 

지난해 한 설문조사에선응답자의 89.9%가 ‘4차 산업혁명으로전체적인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바로 이 점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유망 직종’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일본에서는 간병인력의 부족으로 10여 년 전부터 간병하는 로봇을 만들어 상용화해왔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에서 개발한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화하는 로봇인 ‘pepper(페퍼)’를 개발해 요양원에서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표정이나 제스처, 말투나 행동을 딥러닝으로 분석해 그 사람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는 연구는 계속됐으며 앞으로 더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대체해 인공지능 로봇이 판매를 맡는 것은 역부족이다. 복잡 미묘한 인감의 감정은 약간의 뉘앙스로도 로봇이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매원의 표정이나 말투를 따라한다 해도 그러한 부분을 대체할 수는 없다. 어르신들이 어려움으로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 상담하러 오시면서 ‘무슨 일로 오셨어요’라고 물으면 ‘그냥 죽고 싶어’라고 하시지만 정작 자기를 살려달라는 의미란 것을 잘 안다.

 

인간 감정을 다루는 대표적인 직업으로 정신과 의사나 간호사, 상담가, 사회복지사가 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상대방과 대면해서 감정을 다루는 직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20년 전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노인복지현장에서 실태조사를 위해 몇몇 가정에 방문해 상담을 하다보면 애틋한 마음에 안아 드리면서 헤어지게 되고, 어느덧 하루 업무시간이 끝나게 된다.

퇴근할 즈음에는 육체노동을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리만큼 피곤함을 느꼈다. 이는 건강한 사람들의 기운이 연약한 노인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봇이 간병을 하고 말벗을 한다지만, 그분들을 안아 드리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일을 어찌 로봇이 대신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정희남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