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 밀려드는 가래떡 주문 평소보다 10배 생산량 늘려
경인지방우정청도 비상체제 보조인력 580명 투입 만전
7일 오전 10시께 현수막을 제작하는 화성시 소재 M 업체는 오랜만에 전화기에 불이 났다. 설 관련 현수막 제작 건으로 매일 약 수십 통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분주해진 사무실은 여러 대의 전화에서 울리는 전화벨소리로 가득 찼다.
업체 관계자는 “보통 겨울엔 비수기라 하루에 10건 정도를 제작하는데 3~4배 가량 주문이 늘었다”면서 “특히 ‘명절은 가족과 함께’라는 모토로 우리가 만든 현수막이 설날 당일 아파트, 마을 등에 걸려 행복해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보람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일 동장군의 맹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설 명절을 앞두고 ‘따뜻한 설날’ 준비에 경기도내 설 대목을 맞이 하는 이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 꽃이 만개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 수원 화서시장 부부생선 가게도 상인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대경 사장(53)은 강력 한파에 몸을 덜덜 떨면서도 생선 손질에 여념이 없었다. 생선을 다루는 일이라 영하 10도가 밑도는 날씨에도 얼음을 손으로 만져야해 그의 손 곳곳에는 동상 흔적이 가득했다. 가게 바닥에도 흘러내린 물이 꽁꽁 얼어붙어 이 사장은 두터운 등산용 양말 3개에 작업용 신발까지 신고 생선 손질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씨의 얼굴에 미소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동장군이 덮친 전통시장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아서다. 그는 “추운 날씨에 손, 발이 온통 동상 투성이지만 설 연휴가 되면 시장이 들썩들썩 한다”며 “설 대목 때 돈을 많이 벌기도 하지만 손님과 주고받는 설 명절 인사로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미소지었다.
인근의 현모순 민속떡집 사장(50)도 간만에 얼굴에 웃음기가 감돌았다. 떡집에 가래떡 주문이 빗발치면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손님이 가족들과 함께 먹을 떡을 먹을 것을 생각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 가게는 평소 가래떡을 8㎏만 생산했지만 구정연휴를 앞두고 최근에는 80㎏까지 생산량을 늘려 대목 분위기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전통시장의 분주함은 우체국 물류 센터로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께 안양 우편물류센터에서는 270여 명의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에 한창이었다. 저녁에 하는 작업 탓에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두꺼운 옷을 뚫고 들어왔지만 털귀마개, 마스크 등 각종 방한용품으로 완전무장한 채 설 대목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특히 경인지방우정청은 지난 5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설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완벽한 배달을 위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580명의 보조 인력은 물론 1천200여 대의 차량을 추가로 투입해 배달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
우편물류센터 관계자는 “고객의 소중한 물건을 안전하게 배달하는데 사명감을 느낀다”면서 “힘든 일이지만 물건을 받고 기뻐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뿌듯함까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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