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신선식품 물가가 치솟아 차례상을 준비해야 할 가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달 하순부터 20일 가깝게 이어진 한파와 폭설 등으로 무, 배추, 애호박 등 채소류의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 달 전 10개에 9천800원 하던 오이는 1만5천500원으로 57.7% 올랐다. 애호박도 개당 1천600원에서 2천640원으로 64.7% 치솟는 등 채소류 중에서는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뿐만이 아니다. 한 달 새 시금치는 ㎏당 5천270원에서 6천140원으로 16.5% 올랐고 무도 개당 1천680원에서 2천510원으로 49.1% 껑충 뛰었다. 파는 ㎏당 3천 원에서 4천20원으로, 미나리는 ㎏당 8천640원에서 9천240원으로 각각 34.3%, 7.1% 인상됐다. 배추 평균 소매가도 포기당 4천307원으로 지난달보다 45.4%나 올랐고, 대파 또한 ㎏당 4천24원으로 전월보다 34.3% 뛰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파로 인한 냉해 탓에 생산량이 줄었고, 시설하우스 내 온도를 높이기 위해 난방비를 많이 쓰다 보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폭설 등으로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번 냉해를 입은 작물은 일조량이 많아지고 기온이 올라간다고 해서 생산량이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며 “당분간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2월 들어 채소류를 중심으로 주요 신선식품 물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신선식품 물가 상승세와 함께 최저임금 16.4%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각종 외식물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는 것도 설 물가 부담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2.8%로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2월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1월에는 외식물가 상승률은 높았던 반면 신선식품 물가는 안정된 추세를 보였지만 2월 들어서는 한파와 제주지역 폭설이 겹치면서 설을 앞두고 신선식품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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