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은 12일 저녁 9시30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천500m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실 노선영의 평창행은 그 누구보다도 험난했다. 노선영은 팀 추월 대표로 올림픽을 준비하던 지난달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인해 올림픽에 갈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평창에 오지 못할 뻔 했으나, 뒤늦게 러시아 선수의 출전 불발로 1천500m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가까스로 평창행 막차를 타게 된 그는 이번이 올림픽 세번째 출전으로, 2010년 처음 출전한 밴쿠버올림픽에서 1천500m 30위, 3천m 19위를 기록했으며, 2014년 두 번째 소치올림픽에서는 3천m 25위에 올랐었다.
이번에도 노선영은 메달권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지난 2016년 4월 세상을 떠난 친동생 노진규 때문에 이번 올림픽이 앞선 두 번의 대회보다 훨씬 더 특별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노진규가 어깨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동생이 이루지 못한 올림픽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선영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달렸다.
그는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1천500m 1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손에 넣었을 때 동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대표팀에서 탈락되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노선영은 출전권 확보 이후에도 쉽게 출전 결심을 하지 못했으나 고심 끝에 합류한 뒤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의 일본 다카기 미호와 마릿 레인스트라, 로터 판베이크 등 네덜란드 선수들의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선영이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다. 힘겹게 강릉아이스아레나에 서게 된 노선영은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하늘에 있는 동생을 위한 ‘감동의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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