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거래소만 대변” 창립 한달 안된 협회 분열 가능성도 나와
[서울=경기일보/민현배 기자] 가상계좌 발급을 두고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들과 한국블록체인협회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 협회가 회비 납부를 요청하자 일부 회원사들이 가상계좌 발급 건을 먼저 논의하자며 총회를 요청한 것이다.
19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 코인네스트, 코인피아 등 거래소 12곳이 협회에 공동으로 공문을 보내 은행 가상계좌 발급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총회를 개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8일 협회가 회원사에 자율규제위원회의 보안 심사를 받고 회비를 납부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중소 거래소 등이 가상계좌 발급부터 논의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한 중소 거래소 관계자는 “협회 가입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은행에서 가상계좌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4대 거래소로 불리는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네 곳에만 가상계좌가 제공되고 있다. 나머지 거래소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가상계좌 발급을 미루면서 원화 입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소 거래소는 법인계좌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이용하거나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코인네스트는 원화 입금을 정지시키고 가상화폐 거래를 통한 입금만 받고 있다. 고팍스는 법인계좌로 입금을 받으며, 코인피아는 원화 입금이 막힌 상태로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가상계좌는 신규 진입하려는 거래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 합작 가상화폐 거래소인 지닉스는 지난달 말 가상계좌 서비스 도입 어려움을 밝히면서 출시 일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지닉스도 협회 회원사이지만 가상계좌 발급이 힘들 것으로 보고 가상화폐 기반 거래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소 거래소의 불만이 쌓이면서 앞으로 협회가 갈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협회에서는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협회가 거래소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데 계속 이러면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중소 업체들은 무시하고 거대 거래소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며 “중소 거래소들은 가상계좌가 없어 거래를 중단하는데 협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이게 무슨 협회냐”고 지적했다.
협회는 지난달 26일 창립총회를 열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초대 협회장으로 내세웠다. 27개 거래소가 회원사로 있으며 이번에 공동성명을 낸 곳은 1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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