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군산공장 폐쇄 후폭풍 도내 부품업체 줄도산 공포

일감 줄면서 잔업 급감 공장 가동률 뚝 떨어져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반월·시화산단 불안감

▲ GM의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 이후 도내 산업단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안산반월공단 내 한 자동차 부품 업체에서 관계자가 공장 문을 닫고 있다. 조태형기자
▲ GM의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 이후 도내 산업단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안산반월공단 내 한 자동차 부품 업체에서 관계자가 공장 문을 닫고 있다. 조태형기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수 자동차 부품업계가 위치한 경기도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대다수 도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일감이 줄어들면서 잔업이 급감하는데다 공장 가동률까지 뚝 떨어지면서 매출이 감소되는 악순환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완성차 판매부진 속에 한국GM 사태까지 겹치면서 업체마다 도산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다.

 

설 연휴가 끝난 19일, 200여 개소의 자동차 부품 및 판금업체가 들어서 있는 안산 반월산업단지 삭막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산단 곳곳에는 ‘임대 문의’, ‘공장 매물’ 등이 적힌 현수막이 여기저기 내걸려 쌀쌀한 겨울 날씨만큼 을씨년스런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GM 등 자동차 협력업체의 일감이 줄어들자 이 일대는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직원들이 야근을 하는 모습도 이미 자취를 감췄다. 반월산단 내 표면처리(도금) 중소기업 한 직원은 “GM은 물론 현대ㆍ기아차에서 발주하는 일거리가 모두 줄어든 상태로 일부 업체는 전기차 관련 공정으로 바꾸고 자동화 비율을 끌어올릴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자동차 부품회사 임원은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1차에서부터 2차, 3차 업체까지 촘촘히 연결돼 있어 1차 협력사가 흔들리면 아래 단위 협력사들은 연쇄적으로 경영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GM 노조의 연대 파업 가능성도 있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으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자동차 부품과 제조 설비 업체 70여 개소가 밀집한 시흥 시화산업단지도 냉랭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지 엿새가 지난 이날, 이 곳에서는 ‘결국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며 탄식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GM과 거래하고 있는 한 업체의 경우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20%나 감소한데다 올해에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친 생산활동 부진이 GM 사태와 맞물려 심한 매출하락 현상을 빚고 있고 있는 것이다. 

이 업체 대표는 “일촉즉발 상황으로 지금도 문제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전혀 짐작을 할 수 없는 불안한 형편”이라며 “향후 군산공장이 문을 닫고 신차 개발 소식도 없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탄식했다.

 

현대ㆍ기아차 중심의 협력업체 역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소식이 달갑지 않긴 매한가지다. 한 거래업체 대표는 “우린 GM에 납품하는 물량이 많지 않아 당장 큰 타격을 입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업계 전망이 어두워지니 자동차 부품업계들이 잇따른 악재로 줄도산에 놓일까 우려된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GM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관련, 이날 인천 내 한국GM 협력업체들은 정부의 빠른 협상을 촉구했다.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는 인천시와 간담회를 통해 정부를 상대로 인천시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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