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는 주변국이나 글로벌 경기와 유사하게 동조화 현상을 띠지만, 우리 경기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과는 먼 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로 친시장적이지 못한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파리바게뜨의 제빵사 직접고용 사태, 인천공항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정부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실시하는 정책들이지만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규제들이다. 이러한 규제를 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와 이미지가 겹친다. 그는 아티카라는 도시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서 집에 끌고 가서 철로 만든 침대에 눕혔다. 만일 침대보다 사람의 키가 작거나 큰 사람은 자르거나 늘리는 방법으로 모두 죽였다. 심지어는 키가 딱 맞는 사람조차 죽어야 했다. 그 누구도 이 침대에 오르면 살아날 수가 없었는데 이는 프로크루스테스가 침대를 이용해서 기준을 세우고 집행했기 때문이다.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는 우리 사회 거의 모든 영역에서 존재하지만,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는 정부이다. 정부가 막강한 정치권력을 발휘해서 시장을 통제하려는 규제를 들이댈 때 시장은 혼란에 빠진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들이 자본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음에도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부의 독단적 신념(dogma)이 가장 큰 문제를 야기한다. 만일 국민의 실질 소득이 늘어나서 경제가 좋아진다면 2020년 최저 시급을 만원이 아닌 십만원으로 하면 더 좋아져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많은 소득으로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생각과 부합되는 논리다. 하지만, 수익이 우선돼야 하는 기업을 정부가 느닷없이 규제하고 제재한다면 파리바게뜨의 경우처럼 물가상승과 고용위축 등으로 기업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이는 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규제는 대부분 좋은 의도로 만들어지지만, 오히려 하나의 잘못된 규제로 야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규제와 제약을 시장에 가하게 되고 이는 시장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많은 규제를 통해서 기업을 통제하는 것보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자율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정부개입이 계속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방어적이고 수세적인 경영을 펼치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우리 경제의 위축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정부가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좋은 의도도 중요하지만, 경제 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시장에 대한 규제부터 줄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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