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 “기쁘지만 우상의 망연자실 마음 아파”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2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2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금메달을 따내 기쁘지만, 내 우상의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켈레톤 황제’로 거듭난 윤성빈(24·강원도청)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두쿠르스(34·라트비아)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윤성빈은 21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MPC(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직후 많은 분이 축하해주셨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두쿠르스 때문에 그렇게 기쁜 마음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윤성빈이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잘 알지 못할 때부터 ‘황제’의 반열에 오른 두쿠르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윤성빈은 “사실 당연히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그 선수도 하나의 메달은 땄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며 “내 우상인 선수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은 분이 대기실까지 찾아와서 축하해주신 건 좋았지만 두쿠르스를 따로 찾아가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며 “그 선수는 워낙 대인이어서 이 상황을 즐기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윤성빈은 올림픽을 앞두고 월드컵에서 수차례 우승하며 남자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가는 곳마다 주변에 사람이 몰리면서 ‘셀카’와 사인 요청이 쇄도한다.

 

윤성빈은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시는 걸 확실히 느끼고 실감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한 뒤 “우리나라에서는 동계스포츠가 하계스포츠보다 인지도가 낮은데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많이 알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평창=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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