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1 면세점 ‘도미노 철수’ 우려

인천공항공사 일방적 임대료 29.7% 인하 발표 오히려 기름 부어
롯데면세점 철수 선언 이어 신세계·신라 등도 “수용 불가” 반발

롯데면세점이 철수를 선언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의 추가 철수 도미노현상이 우려된다.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인 임대료 인하방안에 반발해 다른 업체 역시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2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공사와 면세점 임대료 인하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인 롯데면세점이 최근 1제1여객터미널 4개 면세사업권 중 3곳(DF1·DF5·DF8)의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해 우려하던 면세점 철수 현상이 현실화됐다.

롯데 측은 사업권 반납 및 철수 관련 공문을 인천공항공사에 접수했으며, 다음 달 중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 연장영업 이후 철수가 진행된다.

 

롯데를 비롯한 면세점 업계는 지난해 3월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절반 넘게 감소하면서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중국 노선을 제외한 인천공항 취항 전 지역에서 여객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도 성장세를 보여왔다며 지난 2015년 면세사업권 입찰 당시 과도한 투찰이 원인이라며 업계 주장을 외면했다.

 

이런 가운데 공사가 최근 면세업체들에 ‘임대료 일괄 29.7% 감면’ 통보에 나서면서 업체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 신세계와 신라 등 다른 업체들도 이 같은 일괄 인하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 이외의 철수 업체가 나올 것인지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동선이 뜸한 서편 매장 등 위치에 따라 임대료 인하 폭을 달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공사가 갑자기 일괄 인하를 통보했다”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공사는 임대료 일괄 인하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이후 다른 업체들의 연쇄적인 1터미널 철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공사는 롯데 측이 반납한 3개 면세사업권에 대한 후속 사업자 선정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 측이 최대 오는 6월까지만 영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오는 7월 이후 영업 승계를 위해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된 후속 사업자가 영업을 승계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입찰 방식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단계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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