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관심 밖 봅슬레이 4인승, ‘깜짝 은메달’로 피날레 장식

▲ 25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 조가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25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 조가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인승에 가려져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던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이 ‘깜짝 은메달’을 수확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원윤종(33)-전정린(29ㆍ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ㆍ경기BS경기연맹)-김동현(31ㆍ강원도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4~25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38로 전체 29개 출전팀 중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대회 전까지만해도 4인승에서 메달을 따낼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직 관심은 원윤종-서영우의 2인승으로 쏠렸다. 원윤종-서영우는 2015-201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서 세계 1위에 오르며 평창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반면, 월드컵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따보지 못한 4인승은 메달권과 거리가 멀었다. 특히, 올림픽 전략에 따라 2017-2018시즌 월드컵을 다 치르지 않고 중도 귀국하면서 4인승 대표팀의 세계랭킹은 평창올림픽 출전팀 중 최하위인 50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2인승에서 원윤종-서영우가 6위에 머물며 관심은 4인승으로 옮겨갔다. 그동안 외국팀보다 훨씬 더 많이 평창트랙에서 주행을 해본 대표팀은 홈 이점을 살려 한국 봅슬레이 사상 최고 성적과 최초의 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쾌거를 이뤄낸 네 명의 태극전사는 모두 호기심으로 봅슬레이를 시작했다. 체육교사를 꿈꾸던 원윤종은 2010년 모교인 안양 성결대 게시판에 붙은 ‘썰매 국가대표 선발’ 포스터를 보고 선수의 길을 걸었다. 육상선수 출신인 같은 과 후배 서영우도 2010년 봅슬레이 강습회를 통해 입문했다.

 

또한 연세대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선천적인 청각 장애를 앓았던 김동현은 2007년 수술로 청력을 회복한 뒤 이듬해 봅슬레이 선수가 됐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썰매 선구자’ 강광배 교수와 함께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김동현은 2011년 과 후배 전정린에게 봅슬레이를 소개했다.

 

김동현과 전정린은 봅슬레이 2인승에서 원윤종-서영우와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4인승에서는 힘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에 마땅한 시설이 없어 바퀴가 달린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위에서 훈련했고,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비용 문제로 썰매를 운송하지 못해 외국 선수들의 장비를 빌리는 설움도 겪었다.

 

‘썰매 불모지’의 새로운 개척을 위해 앞만보고 달려온 이들 4인방은 평창올림픽 공동 은메달로 그간의 모든 고생을 보상받았다.

평창=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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