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女 매스스타트 ‘속죄의 은메달’ 김보름 “죄송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김보름이 은메달을 획득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김보름이 은메달을 획득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팀추월 왕따’ 논란을 딛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서 ‘속죄의 은메달’을 획득한 김보름(25·강원도청)은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김보름은 24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32초99의 기록으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포인트 40점을 얻으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림픽 은메달의 값진 성과를 거두고도 김보름은 감사가 아닌 사죄의 마음을 담아 빙판 위에서 큰절을 했고, 취재진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김보름은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 떠오르는 말이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다. 다른 말은 못할 것 같다”며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어 큰절의 의미도 사죄라면서 “죄송한 마음이 커서 국민께 사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보름은 지난 9일 치른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박지우(한국체대), 노선영(콜핑팀)과 팀을 이뤘지만, 노선영을 뒤에 멀찌감치 둔 채로 박지우와 결승선을 나란히 통과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탈락 후 김보름과 박지우가 인터뷰에서 허탈한 웃음을 짓는 모습과 노선영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듯한 태도가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청와대 청원에는 순식간에 59만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논란이 커지자 김보름은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로 사과했으나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팬들의 비난 속에서도 팀 추월 7∼8위 결정전을 치른 김보름은 묵묵히 개인 종목 매스스타트를 준비해 왔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김보름이 소개될 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으며, 마지막 스퍼트를 낼 때는 함성이 더 커졌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경기를 준비할 때 힘들었는데 그래도 응원 소리가 들려 힘이 됐다. 응원 덕에 잘 달릴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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