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사표방지 심리 작용… 도지사 선거 1번 승률 높아
현재 민주 121석·한국 116석… 5월25일 의석 수 따라 결정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6·13 지방선거 도전이 잇따르면서 원내 제1당이 갖는 ‘기호 1번’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역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기호 1번 후보가 우세를 보인 만큼 이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신경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6월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별 기호는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5월25일에 결정된다. 선관위는 후보자 등록이 종료되는 시점(오후 6시)에서 원내 의석 수 등에 따라 기호를 배정한다.
현재 정당별 의석 수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121석,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116석으로 불과 5석 차이다. 더욱이 정부·여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이어지며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현역 의원들이 20여 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들이 의원직 포기가 현실화할 경우 자칫 한국당에 기호 1번을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역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기호 1번을 달고 나선 후보들의 승률이 높았다.
제1회 지방선거와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자유당 이인제 후보, 한나라당 손학규 후보가 각각 기호 1번을 달고 출전, 승리를 거뒀다. 제5회 지방선거와 제6회 지방선거에서도 기호 1번이었던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반면 기호 2번이 당선된 경우는 두 차례(제2회, 제4회 지방선거)에 불과했다. 제2회 지방선거 때는 새정치국민회의 임창열 후보가 한나라당 손학규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만 제2회 지방선거에서는 김대중 대통령 집권 4개월 만에 치러진 만큼 정권심판 프레임이 먹혀들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4회 지방선거의 경우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민심이 돌아선 가운데 치러졌고 열린우리당은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 당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등 기호 2번 후보들은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12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처럼 역대 도지사 선거에서 기호 1번 후보의 승률이 높았던 이유로는 안정감과 사표방지 심리 등이 꼽힌다. 과거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기호 1번은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정당이라는 상징성과 안정감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종빈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호 1번은 ‘다수당’을 의미하는 만큼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상당한 상징성을 지니고 중도 유권자들은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는 것을 꺼려 1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호 1번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신경전이 대단히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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