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방남’ 도지사 후보들 SNS 설전

남경필 “평화와 어울리지 않는 이름”
전해철 “한국당의 무책임한 정치공세”
양기대 “북핵 해결에 좋은 협상 파트너”
박종희 “천안함 유가족 안중에 없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5일 방한한 가운데 여야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군들이 SNS 상에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정국에서 전통적인 ‘이념’ 코드를 선점하기 위한 후보들의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0년 3월26일 우리 병사 46명이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됐다. 그 배후에는 김 부위원장이 있다”면서 “(김 부위원장은) 한반도 평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김 부위원장의 방남 소식은 이미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되고 있다”면서 “어느 사회든지 진짜 위기는 내부로부터 시작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남북 대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폭력과 갈등을 상징하는 인사와의 대화는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은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김 부위원장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개최된 판문점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 대표로 나왔으며 그때 한국당은 환영입장을 밝히기도 했다”며 비꼬았다.

 

이어 전 의원은 “한국당은 한 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코리아패싱을 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코리아패싱은 없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양기대 광명시장도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보면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생각난다”며 “남북 간, 북미 간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시장은 “어느 정권이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노력 하는 것은 기본인데 한국당이 전형적인 이중 잣대,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대화이며 김 부위원장은 협상 파트너라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 박종희 전 의원은 평택 해군 2함대 천안함기념관을 참배한 뒤 “문재인 정부는 천안함 희생 장병과 유가족은 안중에도 없이 천안함 폭침 등 대남침략의 주범인 김 부위원장을 올림픽 폐회식의 주빈으로 초대했다”며 날을 세웠다.

 

이어 “평화통일의 환상에 사로잡혀 한미공조도 깨뜨리는 문재인 정부의 한심하고 정신 나간 정책에 울분이 치민다”며 “제가 도지사가 돼야 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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