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집값 급등세… 정부 규제 가능성 ‘모락모락’

수원시 광교신도시 ‘자연앤힐스테이트’ 아파트 시세가 최근 두 달 새 1억 원 넘게 올랐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형은 지난해 말까지 7억 원 정도에 팔렸지만 이달 초에는 8억5천만 원에 거래됐다. 최근 호가도 9억3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수도권 아파트시장 활황세에서 비켜나 있던 광교신도시의 집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서울 강남4구를 중심으로 불붙기 시작한 매수세가 과천ㆍ분당ㆍ위례신도시 등 강남 인접지역을 넘어 광교까지 옮겨붙고 있다. 자칫 청약조정대상 등 정부 규제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6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19~23일) 광교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34%로 수도권 신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연초 0.04%에 불과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2주 전(5~9일)에는 0.69%를 기록, 같은 기간 서울의 상승률(0.57%)를 웃돌기도 했다.

 

광교신도시 집값은 강남지역과 인접지역이 폭등세를 보이던 지난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8ㆍ2 부동산 대책 이전인 1~2분기에는 매매가격이 오히려 0.17% 하락했다. 정부 규제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8ㆍ2 대책 이후인 3~4분기에도 2.8%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2011년 첫 입주를 시작한 이후 인프라가 안정된 데다 경기도청 신청사 건립(2020년)과 수원컨벤션센터(2019년) 등의 개발 호재가 주효한 듯 보인다.

 

조정대상지역 등 각종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여기에다 주민들의 아파트값 담합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광교신도시 내 한 아파트 단지 부녀회가 시세보다 집값을 높게 책정, 엘리베이터 안에 게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단지 주민들이 일제히 담합해 호가를 부풀린 것이다. 이런 부당 짬짜미는 도미노처럼 주변 단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광교 B공인중개소 대표는 “옆 단지 아파트 호가가 1억 원 올랐다고 하면 곧바로 가격을 따라 올리고 계약을 했다가 철회 뒤 호가를 올려 다시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집값 오름세가 커지자 갭 투자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갭투자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적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사 들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를 말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특히 올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몇 차례 단행하는 등 금리인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갭투자 등 빚을 끼고 집을 사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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