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변한 시선유도봉 ‘있으나 마나’

지자체 곳곳 관리 안돼… 밤길 운전자 사고위험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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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병점 지하차도 인근 도로. 이곳에 세워진 시선유도봉은 원래의 색깔인 주황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특히 시선유도봉에 붙어 있는 야광물질은 자동차의 전조등 빛을 반사시켜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성을 알리고 위험 구간 등을 예고해야 하는데도 불구 이미 거무튀튀한 색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였다.

 

수원과 화성을 잇는 경수대로의 시선유도봉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미세먼지와 매연이 묻어 색이 바랬고, 야광물질 부분에 헝겊이 덧대져 있는 황당한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밝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빛 반사를 전혀 못하고 있었다. 훤한 대낮에도 이런 상황인데, 야간에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야 할 시선유도봉의 역할을 못해낼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이 같은 상황은 수원, 화성, 의정부 등 도내 지자체 곳곳에서 발견됐다. 운전자 Y씨(39)는 “때 묻은 시선유도봉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도로 안전시설인 만큼 깨끗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은 곳에 설치해 운전자에게 미리 위험성을 예고, 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도내 시선유도봉 상당수가 관리가 안되면서 각종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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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시선유도봉은 운전자에게 위험성을 미리 예고, 사고를 막기 위해 지역 곳곳에 설치돼 있으며, 해당 지자체가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유도봉이 미세먼지, 매연 등으로 뒤덮여 제 역할을 못하면서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때가 낀 시선유도봉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와 신고제 시스템 등이 도입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까맣게 변한 시선유도봉은 야간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철저한 관리가 중요한 것은 물론 지나가는 시민이 문제가 있는 시설물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은 “필요에 따라 세척 횟수를 늘리는 등 방안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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