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기도지사 후보군 ‘출마 무대’ 저울질

정치철학 담은 상징적 장소 고심… 남경필·이재명, 내부 논의중
양기대·박종희는 도의회·국회 선택… 전해철, 안산·수원 등 거론

정치권이 6·13 지방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군들이 공식 출마선언 장소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시대정신과 저마다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를 결합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장소에서 출마를 선언, 초반 기선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2014년에 이어 이번에도 도정 철학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곳을 찾아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도지사 선거 도전을 선언했다.

 

남 지사가 지역구 내 전통시장인 지동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지자 정치권에서는 민생 도지사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남 지사의 도정 철학과 비전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과 장소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초 출사표를 던질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도 장소와 방식을 고심 중이다. 현재 전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과 도청 소재지인 수원, 경기 북부 등이 출마선언지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 북부의 경우 경기도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전 의원은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경기지역 8대 공약과 관련, ▲북부 접경지역 규제완화와 미군공여지 국가주도 개발 ▲파주와 개성·해주 연계 ‘통일경제특구’ 조성을 강조했다. 특히 보수텃밭인 경기 북부 표심을 흡수,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당 이재명 성남시장도 출마 선언 장소와 방식, 시기 등을 놓고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성남시 중원구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성남 오리엔트 시계공장은 이 시장이 지난 1976년부터 2년간 ‘소년공’으로 일했던 곳으로 노동자와 서민의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이 시장의 의지가 담겼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도민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개혁 의지를 담아낼 수 있는 장소·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같은 당 양기대 광명시장과 한국당 박종희 전 의원은 각각 경기도의회와 국회를 출마선언지로 선택했다. 양 시장 측 관계자는 “경기도정을 펼치는 과정에서 항상 도민들과 소통하겠다는 마음으로 민의의 전당인 도의회, 국회를 출발지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출마선언 장소를 통해 출마자의 정치적 철학과 이념, 비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만큼 일종의 선거 전략 수단으로 볼 수 있다”며 “출마자로서는 강점을 피력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를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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