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미투운동’ 해시태그 낯뜨거운 경험담
“개강하면 타인 배려” 자성의 목소리도
“오리엔테이션(OT) 장기자랑을 준비할 때 춤 연습을 시켜주던 선배가 엉덩이와 허리를 만졌습니다. 소심해서 거부도 못 하고 너무 황당하고 수치스러웠습니다.”
“교직원실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습니다. 유뷰남에 아이도 있는 직원은 노래방에서 잘 껴안고 뽀뽀를 하려고 했습니다. 놀라서 도망쳐 나왔고,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검찰 조직 내 성희롱 피해 폭로를 시작으로 전국에 부는 미투(Me Too) 열풍이 인천지역 대학가로 확산했다.
인천지역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근 ‘#미투운동’이라는 해시태그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의 한 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고, 여자선배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남학생의 글도 있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미투운동이 확산하자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언행을 삼가자는 자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천 A대학에 재학중인 4학년 B군(26)은 “예전에는 가볍게 농담으로 던지던 말들이 이번 미투운동을 지켜보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제 개강을 하면 후배들을 대할 때 각별히 조심하려 한다”고 했다.
A대학 교수 C씨 역시 “이렇게 미투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우리나라에 얼마나 잘못된 인식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로 인한 피해가 극심했었는지 알 수 있다”며 “성별을 떠나 이제는 행동뿐 아니라 인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교수들과의 모임을 가졌는데, 학생들이 올린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조심하자고 다짐했다”며 “나 역시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는지 반성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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