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최용신 ‘민족혼’ 깨우다

일제에 맞서 농촌계몽운동 펼친 소설 ‘상록수’ 실제 주인공
안산서 활동에도 시민들 잘 몰라… 3·1절 맞아 재조명 필요

최용신. (1909~1935) 일제강점기 당시 농촌계몽운동에 일생을 바친 여성 독운동가로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실제인물이다. 김시범기자.jpg
“소설 상록수의 실제 주인공이 안산에서 활동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인걸 처음 알았습니다”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안산 상록수역 인근 최용신기념관. 이곳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최용신 선생과 제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었다. 상록수 공원에 위치한 이 기념관은 안산시 단원구 본오동(옛 수원군 반월면 샘골)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농촌계몽운동을 펼쳤던 여성 독립운동가 최용신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7년 10월에 건립됐다.

 

최용신 선생은 함경남도 태생으로 가난과 무지로 일제에 수탈당하는 농민들을 깨우치기 위해 재학 중이던 협성신학교를 그만두고 22살에 이곳 샘골로 들어와 농촌계몽운동을 시작했다. 교육의 필요성을 몰랐던 당시 농민들이 아이들을 강습소에 보내지 않자 최용신 선생이 학부모들을 일일이 찾아가 “아이들의 학업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읍소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자 최용신 선생이 지난 1995년 정부로부터 받은 건국훈장 애족장이 첫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는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소개돼 있었다. 지난 1994년 인근 본오동 주민들이 최용신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추서하려던 당시, 접수처 직원이 “아니, 왜 소설 주인공을 독립유공자로 신청하십니까”라고 되물었다는 것. 최용신 선생은 작가 심훈이 쓴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실제 모델이다. 

주민들은 최용신 선생이 실존인물이라는 증거물들을 1년 간 모은 끝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 것은 물론 건국훈장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인근 샘골교회도 매년 3월1일마다 최용신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지만 이 기념관은 물론 최영신 선생에 대해 아는 시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록수 공원을 산책 중인 시민들에게 “최용신기념관에 대해 아느냐”고 묻자 “유명한 소설가를 추모하는 기념관”, “선교자를 모셔놓은 곳”, “샘물교회의 역사박물관” 등 엉뚱한 대답들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용신기념관의 김정숙 문화해설사는 “상록수라는 소설을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지만 소설 속 실제 주인공인 최용신 선생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올해는 99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3.1절인 만큼 여성 독립운동가인 최용신 선생의 생애와 업적도 사회적으로 조명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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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상록수공원 내 최용신 기념관에서 문화해설사가 전시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용신은 일제강점기 당시 농촌계몽운동에 일생을 바친 여성 독운동가로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실제인물이다. 김시범기자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상록수공원 내 최용신 기념관에서 문화해설사가 전시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용신은 일제강점기 당시 농촌계몽운동에 일생을 바친 여성 독운동가로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실제인물이다. 김시범기자.jpg
▲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상록수공원 내 최용신 기념관에서 문화해설사가 전시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용신은 일제강점기 당시 농촌계몽운동에 일생을 바친 여성 독운동가로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실제인물이다. 김시범기자

임성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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