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키델릭(psychedelic)’은 196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히피 문화의 일종이다. 환각제를 복용한 뒤 생기는 일시적이고 강렬한 상태에서 만든 그림이나 극채색 포스터, 패션, 음악 등을 가리킨다.
당시 기성 문화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을 통해 ‘히피 문화’가 생겨났고, 히피족이나 그들을 지지하는 예술가에 의해서 도입됐다. 이들은 텔레비전과 같은 당시의 최신 뉴미디어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시기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도 뉴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진행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백남준展_30분 이상>에서는 1960년대 시대적 흐름 속에서 백남준이 진행했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백남준의 비디오 영상과 비디오 조각 및 드로잉 등 작품 22점과 자료 40여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섹션인 ‘꽃의 아이들’ 에서는 반문화 운동의 한 흐름을 만들어낸 시인 앨렌 긴스버그(Allen Ginsberg), 실험극단 리빙씨어터(Living Theatre), 음악가 존 케이지(John Cage))를 위해 백남준이 제작한 3개의 비디오 영상과 비디오 조각 <꽃의 아이>를 선보인다.
‘사이키델릭+사이버네틱스=??’ 섹션에는 1960년대 미국사회의 주요한 키워드였던 히피들의 사이키델릭 문화를 되짚고, ‘켜라 맞춰라 빠져나와라’ 섹션에서는 사이키델릭 경험의 효과를 텔레비전과 비디오 매체로 전유해낸 백남준의 흥미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사이키델릭+사이버네틱스=??’에서의 <비디오 꼬뮨>을 눈여겨 볼만하다. 1970년 WGBH 방송국을 통해 4시간 동안 방송됐던 영상 작품이다. 비틀즈가 처음 미국 공연에서 히트시켰던 <I Want To Hold Your Hand>, 1967년 히피들의 찬가가 된 <All You Need Is Love>, <Yellow Submarine> 등의 노래가 사이키델릭한 영상과 함께 흐른다. 이 작품이 방송되었던 1970년에 비틀즈는 이미 해체의 길을 걷고 있었다. 열망으로 들끓던 1960년대가 가고 경기불황이 시작됐던 1970년대를 맞이하는 모습을 백남준 특유의 위트로 보여준다.
마지막 섹션인 ‘비디오 텔레파시’에서는 백남준의 커뮤니케이션 예술 개념을 살펴본다. 문화인류학적 비디오 탐험을 보여준 <중국에서는 우표를 핥을 수 없다>, 냉전구도를 깨고 동서가 화합했던 88올림픽을 위한 <세계와 손잡고>, 이데올로기에 의해 고통받아온 한민족의 새로운 천년을 기원한 <호랑이는 살아있다> 등 공동체를 향한 백남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9월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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