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계 여성의 날 110주년… 아직도 먼 女노동자 처우

남성노동자 임금의 60% 수준 비정규직은 최저임금조차 못받아
임원 승진 적은 ‘유리천장’도 여전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제정된 ‘세계 여성의 날’이 8일 43주년을 맞이했지만 국내 여성노동자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7일 도내 노동계에 따르면 세계여성의 날은 지난 1908년 3월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요구하며 벌인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1975년 제정됐다.

 

그러나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인 지 올해로 110년이 지났지만, 국내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은 남성노동자의 60% 수준에 머무는 등 여성노동자의 처우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남녀임금격차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남녀 임금 격차는 36.3%에 달해 OECD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성이 임금으로 100만 원을 받을 때 같은 일을 하는 여성은 63만 7천 원만 받는다는 뜻이다. OECD회원국 평균 격차는 16%로,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여성 근로자의 52.4%가 비정규직이며 이 중 40%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성이 기업의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이른바 ‘유리천장’도 여전하다.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공개한 ‘제2금융 유리천장 실태’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말 기준 보험·카드·증권사 등 2금융권 59개사의 임원 총 940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40명(4.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여성 임원의 경우에도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기임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를 두고 도내 노동계는 남성중심의 노동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여성노동자의 권리증진은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송대현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여성부장은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지위향상을 위해 시위를 벌인지 110년이 넘었지만 2018년 현재 한국의 노동문화는 여전히 남성중심으로 구조화돼 있다”며 “여성 노동자들의 처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성 노동자들과 공감대를 넓히며 노동문화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성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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