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인식 늘어… 시정 성과 내는게 표심 잡는데 유리”
출판기념회가 합법적인 선거자금 모금과 정책 홍보, 지지층 결집 효과 등으로 선거 전 필수코스가 된 가운데 6ㆍ13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현역 기초자치단체장 절반 이상이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기로 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선과 3선 등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초단체장은 약 20명이다. 이 중 수원ㆍ고양ㆍ용인ㆍ안산ㆍ화성ㆍ안양ㆍ평택ㆍ의왕 등 8곳의 기초단체장들은 최근 잇달아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인 오는 14일부터는 출판기념회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이번 달 초부터 기초단체장들의 출판기념회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의정부ㆍ김포ㆍ군포 등 나머지 12곳의 기초단체장들은 현재까지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았으며 향후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판기념회가 선거를 준비하는 측면에서 순기능도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특히 이들은 과거에 비해 출판기념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고 기존 지지층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해 ‘집토끼’ 단속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3선에 도전하는 A 단체장 측은 “처음 선거에 도전하거나 재선을 노리는 경우에는 출판기념회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선 도전에 나서는 B 단체장 측도 “결국 현역 기초단체장의 최대 무기는 시정 성과”라며 “오히려 남은 임기 동안 시정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표심을 잡는 데에는 더욱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책을 집필하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이후 2016년 구리와 양주, 2017년 하남과 포천에서 재ㆍ보궐 선거를 통해 선출된 기초단체장들은 모두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기초단체장들이 4년 임기를 보장받고 시정을 설계하는 데 반해 이들의 임기는 1~2년에 불과해 단기간 시정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 단체장 측은 “재ㆍ보궐 선거로 들어왔기 때문에 기본적인 업무 파악부터 정책 실현까지 하루하루 일정에 쫓길 수밖에 없다”며 “책을 쓰고 출판기념회를 준비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차라리 시정 성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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